[쿠키 스포츠]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세월호 침몰을 애도하는 검은 완장을 차고 시즌 4번째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견인했다.
레버쿠젠은 20일(한국시간) 독일 뉘른베르크의 그룬디히 슈타디온에서 열린 뉘른베르크와의 2013-2014 분데스리가 3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사미 휘피에 감독이 경질된 이후 2연승을 달린 레버쿠젠은 승점 54를 기록, 잠시 볼프스부르크(승점 53)에 내줬던 4위 자리도 되찾았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5분 에미르 스파히치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정규리그 4호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이다.
레버쿠젠은 전반 16분 손흥민 발끝에서 시작된 공이 선제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제바스티안 뵈니쉬에게 내준 공이 상대 수비를 맞고 튀었고, 이를 스파히치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대에 꽂았다.
뉘른베르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6분 마르핀 플라텐하르트가 미드필더 지역 오른쪽에서 차올린 프리킥이 한 번 바닥에 튀고서 골대로 빨려 들어가 양 팀은 균형을 이뤘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레버쿠젠은 패스가 원활하지 못해 공격의 흐름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전열을 가다듬은 레버쿠젠은 후반 3분 뵈니쉬가 토프락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앞서나갔다.
기세를 이어 손흥민이 후반 10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강한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상대 라파엘 셰퍼 골키퍼가 가까스로 손으로 막아냈다.
후반 33분에도 절묘한 왼발 슛이 셰퍼의 발에 걸려 땅을 친 손흥민은 2분 뒤 스파히치에게 침착하게 도움을 내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중앙선부터 공을 몰아간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편의 스파히치를 본 뒤 정확한 패스를 보냈고 스파히치는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42분 로베르토 힐베르트가 한 골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날 손흥민은 오른쪽 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경기에 출전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손흥민은 지난 17일 독일 일간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침몰을) 믿을 수 없었다. 정말 슬펐다”며 “여객선 탑승객 가운데 특히 어린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깝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구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팀의 류승우(21)는 교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