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얘들아 살아서 보자” “부디 이따 만나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세월호가 진도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배가 기울어 탈출이 불가하다’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단원고 2학년 4반 교사와 학생들은 카카오톡(카톡) 단체대화방에 접속해 서로를 격려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고 당시 교사는 학생들은 챙겼고, 학생들은 “살아서 만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났음에도 메시지에 붙은 숫자는 멈춰버려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카톡으로 발신한 메시지에는 수신자의 수가 표시되며, 수신자가 메시지를 확인할 때마다 숫자가 내려가다 모두 확인하면 사라지도록 돼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9시5분쯤 교사와 학생들이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세월호의 표류가 시작된 건 8시50분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괜찮니?” “지금 상황은 어때”라고 안부를 물었고 이에 학생들은 “다친 애들은 보이지 않는다” 등 각자의 상황을 전했다. 배가 기울어져가는 상황인 9시20분쯤부터 학생들은 “얘들아 살아서 보자” “전부 사랑합니다” “이따 만나자 부디”라며 절박한 심정을 메시지로 남겼다. “(위험하니)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는 교사의 말은 아프게 다가온다. 세월호 선장은 배가 점점 기우는 상황에서도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반복하라고 지시했다.
10시45분에는 구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이 “얘들아, 괜찮니?” “무사히 돌아 와주길”이라며 교사와 다른 학생을 불러보지만 돌아온 대답은 없었고, 숫자도 내려가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들은 “카톡 숫자가 이렇게 잔인한 거였다니…” “보기만 해도 눈물나는 데 부모 마음은 어떨지…” “이번만큼만 기적이라는 게 일어났으면” 등의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