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승혁(21)은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팀의 4대 1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개인 통산 첫 승을 따낸 것. KIA는 한승혁의 호투로 3연패에서 벗어났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이자 대한항공 감독을 지낸 한 장석(52) 씨의 아들인 한승혁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KIA에 지명됐다. 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돼 입단하자마자 수술을 받아 한 해를 통째로 날렸다. 선동열 KIA 감독은 2012년부터 KIA 불펜으로 활약한 한승혁을 눈여겨봤고,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자 지난 15일 광주 한화전에 한승혁을 선발로 내보냈다. 고졸 4년차 한승혁은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으로 호투했고, 두 번째 등판에서 마침내 첫 승리를 거뒀다.
한화 신인투수 최영환(22)은 이틀 연속 호투하며 김응용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최영환은 이날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 8회 구원등판, 2이닝을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실점으로 막아 한화의 9대 8 승리를 지켰다. 최영환은 19일 LG전에선 10회 구원등판해 1이닝 동안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첫 승에 이어 첫 세이브를 기록한 최영환은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자신 있었다”며 “어제 첫 승에 이어 오늘 세이브까지 이틀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 줘 만족스럽다. 팀에 조금이나마 믿음을 줬다는 점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19세 동갑내기 고졸 신인들의 돌풍도 심상찮다. 임지섭(LG)과 하영민(넥센)은 나란히 ‘미션 임파서블’처럼 어려운 1군 데뷔 첫 경기 선발승을 올렸다. 고졸 신인이 데뷔 첫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임지섭이 역대 네 번째, 하영민이 다섯 번째다.
좌완 ‘파이어볼러’인 임지섭은 지난달 30일 라이벌 두산과 치른 개막 2연전 중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따냈다. 최고 시속 149㎞의 패스트볼에 두산 타자들은 쩔쩔 맸다. 임지섭에게도 약점은 있다. 제구력이 부족한 것. 임지섭은 17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는 고사하고 볼넷을 남발했다. 2회 무사 1, 2루 상황까지 1피안타 5볼넷 1실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가 내려 ‘노게임’이 선언된 게 임지섭으로선 다행이었다.
하영민은 염경엽 넥센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유망주다.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눈여겨본 염 감독은 하영민을 2차 1라운드로 지명했다. 염 감독은 오재영이 부진하자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 하영민을 선발로 내보내는 모험을 감행했다. 하영민은 최고 시속 146㎞짜리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아 데뷔 첫 승리를 거뒀다. 염 감독은 경기 후 “기대했던 대로 하영민이 좋은 피칭을 했다”며 “특히 강약 조절과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 줬다”고 칭찬했다.
키 1m80에 몸무게가 68㎏인 하영민은 제구력으로 먹고사는 투수다. 몸쪽 승부를 자유자재로 해내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영민은 더 묵직한 직구를 장착하기 위해 몸무게를 늘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