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볼트는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던 미국 메인주 스카보로의 양로원에서 지난 15일 숨을 거뒀다고 후볼트의 사위가 전했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후볼트에 대해 미국과 소련 간 우주 진출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무사 귀환을 이끈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61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은 “10년 안에 인류를 달에 착륙시켰다가 무사히 귀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소련이 인류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한 해였다. 소련은 57년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다. 후볼트는 암살당한 케네디 대통령의 달 착륙 약속 이행에 앞장섰다.
그는 달 착륙 방식으로 ‘달 궤도 랑데부(LOR)’를 강하게 주장했다. 모선과 착륙선을 한꺼번에 우주에 쏘아 보내 착륙선만 달에 내려 탐사하고, 탐사 후엔 우주인들이 달 궤도에 있는 모선과 결합해 지구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당시 NASA는 달 궤도 랑데부 방식, 거대한 로켓을 직접 달에 보내는 직접 발사 방식, 지구 궤도에 우주선 2대를 발사해 도킹(결합)을 유도한 뒤 달로 보내는 지구 궤도 랑데부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었다.
후볼트는 “달 궤도 랑데부 방식이 다른 방법보다 기계적·재정적으로 덜 위험하고 10년 내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던 케네디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 유일한 선택”이라고 설득했다. 새로 부임하는 NASA 책임자에게 달 궤도 랑데부 채택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아폴로 11호에 오른 닐 암스트롱 일행은 달 궤도 랑데부 방식을 통해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해 발자국을 찍고 돌아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