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참사는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슬픔이다. 22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부모 20여명은 안산교육청에 모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의 학부모인 이들은 “살아남은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마음이 무겁다”라며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한 구조작업을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생존자 학부모들은 “이번 사고는 비극 그 자체”라며 “아직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도, 하늘로 간 아이들도 그리고 살아남은 아이들도 다 우리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생존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 보살핌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각계각층, 전 시민사회가 애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존 학부모들은 정부의 초기대응과 부실 재난대응 시스템에 분노를 나타냈다. 이들은 “초기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이런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며 “세월호가 침몰한 지, 실종자들이 바다에 갇힌 지 엿새가 지났지만 구조 작업은 더디고,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라며 “살아남은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도 나왔다. 이들은 “지금 언론은 속보경쟁에 열 올리며 오보를 내기 일쑤”라며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엔 신속한 구조작업 진행을, 언론엔 생존자에 대한 취재 경쟁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안산=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훈 기자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황인호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