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기획] 재난 및 안전 관련 예산 줄었다

[세월호 침몰 참사-기획] 재난 및 안전 관련 예산 줄었다

기사승인 2014-04-23 18:36:00
[쿠키 사회]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와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기획재정부는 ‘2013~2017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공공질서·안전분야 투자 중에 2017년까지 재난관리부문 예산을 연평균 4.9%씩 감축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5.3%), 법원과 헌법재판소(4.7%) 등 다른 부문이 모두 증가하는 것과 대조된다.

재난관리 예산은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등의 재난예방안전관리, 재난안전기술연구개발, 재난안전교육, 재난상황 등에 투입되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재난관리예산은 지난해 9840억원에서 올해 9440억원으로 줄고 내년 8610억원, 2016년에는 7830억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기재부 측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재해시설 투자 기조를 시스템 투자로 전환, 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2003~2007년에는 연평균 재난피해액이 1조7767억원에 달했지만, 2008~2012년에는 연평균 534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는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하지만 자연재난분야와 인적재난 예방분야 주무부처인 소방방재청의 경우 재난관리 예산을 줄이는 계획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소방청은 세월호 참사 등을 계기로 올해 내수면(강·호수)의 여객선 관리 등 인적재난 예방분야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사업부서들이 내는 계획을 최대한 수용, 반영한 예산을 편성해 기재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예산도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4년 해사안전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관련 예산은 5402억원이다. 올 들어 해상에서 대형 기름 유출사고 등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지난해(5712억원)보다 약 300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세월호와 같은 노후 선박 안전검사 강화 등에 쓰이는 선박 안전성 관련 예산 규모도 지난해(약543억원)보다 줄어든 약 500억원이 책정됐다.

이에 대해 해수부 측은 “해양사고 원인의 약 83%가 경계소홀, 항해법규 위반 등 인적 과실로 드러남에 따라 종사자 교육·홍보 강화 등 소프트웨어 차원의 예산은 약 23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초고층빌딩 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안전관련 예산 역시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올해 3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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