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안산 임시분향소 눈물의 조문행렬"

"[세월호 침몰 참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안산 임시분향소 눈물의 조문행렬"

기사승인 2014-04-23 20:42:01
[쿠키 사회] “너무너무 불쌍하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부디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쉬거라.”

경기도 안산시에 마련된 임시분향소 인근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조문행렬은 오후가 되면서 체육관 밖 100여m씩 줄지어 섰다. 나이든 어르신에서부터 학부모로 보이는 행렬, 검정색 정장차림의 회사원 등 시민들이 줄지어 분향소로 들어갔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의 눈가는 눈물로 얼룩졌다.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가하면 말없이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쳤다. 분향소 인근에 다니는 시민 모두가 온통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입구에는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 라는 글귀가 적힌 조화 6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체육관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제단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 2대에서는 고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반복해서 상영됐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묵념했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분향소 출입문 앞에 붙였다.

출근이나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다. 회사원 김모(43·안산시 고잔동)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동료들과 분향을 왔다”며 “어린 학생들의 영정 앞에 섰을때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분향이 이어지는 동안 장례를 마친 유족들이 속속 학생들의 영정사진을 모시고 침울한 표정으로 분향소안으로 들어와 영정을 모셨다. 이날만 안산, 안양 등 인근 11곳의 장례식장에서 단원고 학생 25명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장례식 내내 유족들의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았다.

각각의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마친 학생들의 운구차는 분향소 앞편의 단원고등학교로 마직막 등교를 했다. 현재까지 48구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됐다. 24일에는 학생 12명의 발인식이 치러진다.

정부 관계자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전 8시30분 분향소를 찾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비통해서 할 말이 없다.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생겼다. 앞으로 피해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분향이 시작되는 동안 분향소 입구에 마련된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 총학생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회원들 중 일부가 조문 정치인들이 방명록에 서명을 할때 사진을 촬영하자 방명록을 바닥에 팽개치며 “당신들이 한 일이 뭐가 있냐”며 정부의 늑장대처를 질책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입원 학생들의 임시 합동분향소 방문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퇴원 가능 상태로 분류된 학생 환자들은 부모가 동의하지 않거나 학교 밖 심리안정 연계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돼 퇴원시키지 않기로 했다.

병원측은 언론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분향소 방문을 원하지만, 정신적 외상을 입은 청소년들이 분향소에 가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 방문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고대 안산병원에는 학생 환자 74명, 성인 9명(일반 탑승객 6명, 유족 3명) 등 83명이 입원해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기환을 염원하는 ‘노란리본 캠페인’이 SNS 등을 통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노란리본 캠페인’은 현재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노란리본 사진을 내려받은 뒤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노란리본으로 교체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를 바라는 ‘노란리본 캠페인’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린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기적에 대한 염원을 담습니다.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노란리본 캠페인에 동참합니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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