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터키인 요리사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다가 다른 자원단체가 항의해 쫓겨났다. ‘고기냄새를 풍기는 것은 실례’라는 이유인데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24일 터키인 세 명과 한국인들로 이뤄진 자원봉사단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케밥을 준비했다.
이들은 오전부터 직접 케밥을 만들어 현장의 사람들에게 날랐다. 천막 아래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붙었다.
하지만 고기를 굽는 터키인 요리사들의 낯선 모습에 다른 자원봉사 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식사도 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고기냄새를 풍기는 것을 실례”라고 지적했다. “이곳이 축제 현장이냐”라는 말도 나왔다.
항의가 거세지자 케밥봉사단은 준비한 음식의 절반도 나눠주지 못한 채 오후 1시쯤 철수했다. 케밥 봉사자들은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특정 봉사단체나 기업이 아닌 개인의 사비를 털어 이 같은 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남성은 “터키 전통음식인 케밥 2000인 분을 준비했는데 아쉽다”며 “도청과 군청에 문의했더니 담당 팀장이 이 공간에서 하면 된다고 해서 차렸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좋은 뜻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낸 건 너무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낸 반면 “의도는 좋지만 저 상황에서 케밥이 넘어가겠느냐” “냄새가 강한 음식이라 불편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 같다”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