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계정 도용해 “잘 죽었다” 모욕한 고등학생, 모친과 함께 사과문 게재

[세월호 침몰 참사] 계정 도용해 “잘 죽었다” 모욕한 고등학생, 모친과 함께 사과문 게재

기사승인 2014-04-26 14:03:00


[쿠키 사회] 지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도용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잘 죽었음”이라고 모욕한 고등학생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자 모친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다.

26일 울산소재 모 대학교 사이트 게시판엔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A군과 그의 모친이 선처를 구하는 장문의 글이 올랐다.

이글에서 A군은 “그땐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정말
입이 열 개라도 모자라고 아무리 잘못을 빈다한들 용서가 되시겠습니까”라며 “제발 한 번의 기회를 달라. 한번만 선처해 주시면 정말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사죄했다.

그의 모친도 “아이를 제대로 못 가르쳐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게 한 점, 제 아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지울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겨드리게 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은 울산소재 모 대학교에 다니는 B씨(여·21)의 페이스북 계정을 도용해 문제의 글을 올린 고등학생 A군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지난 21일 오전 8시1분쯤 도용한 페이스북 계정으로 ‘세월호 침몰사건 상황실’이라는 페이지에 “잘 죽었음ㅋㅋ”이라고 적어 세월호 희생자들을 모욕해 페이스북 계정 주인인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피해자 B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으로, B씨를 골려주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B씨에게 A군에 대한 처벌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A군의 사과문 전문

저는 며칠 전 OOOO대학교 사회복지과 OOO누나의 명의를 도용하여 세월호의 유족들에게 큰 아픔을 주는 말을 유포하고 OOO누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던 울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OOO 입니다.

또 제가 OOO누나 동생을 괴롭혔고 괴롭힘을 당하는 동생을 위해 누나의 입장에서 충분히 저에게 훈계할 수 있는데 제가 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복수심을 가지고 OOO누나 명의의 페이스북 가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그 계정으로 세월호 침몰사건상황실 이 페이지에 "잘 죽었음ㅋㅋㅋ" 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땐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사리를 분별하기에 충분한 나이이지만 그때 당시의 저는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야단맞은 것에 대한 복수심에만 집중하여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OOO누나를 가장 힘들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세월호 침몰사건의 악플을 떠올렸고 그래서 해서는 안 되는 불법과 세월호 침몰사건의 유가족들에게 까지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힘들 텐데 거기에 또 한 번의 상처를 냈으니 그 분노와 슬픔을 어찌 말로 다하겠습니까. 세월호 침몰사고의 유가족 여러분 눈물로 참회합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용서해주십시오. 그리고 OOO누나와 가족 분들에게도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가 저지른 잘못으로 누나와 가족들이 받았을 오해와 질타로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고통과 상처를 입히게 되었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울산과학대학교의 재학 중인 학생이 한 것처럼 세월호 침몰사고의 유가족에 대한 악의적인 글로 학교의 명예까지 실추시켜 지금까지 쌓아온 학교의 업적에 누를 끼치게 되어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짐작조차 못하겠지만 진심으로 잘못을 용서 빌고 사죄합니다. 또 울산대학교 재학생으로 오인한 사람들의 질타로 본의 아니게 학교의 명예에 타격을 입힌 울산대학교에 대하여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정말
입이 열 개라도 모자라고 아무리 잘못을 빈다한들 용서가 되시겠습니까.

이번일로 세월호 유가족분들, OOO누나 울산과학대학교 여러분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크나큰 죄를 지은걸 어리석게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드립니다. 이번일로 어머니께서 우시면서 제 대신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을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도 부끄럽고 죄송해서 감히 용서를 구하지도 못할 입장이지만 제발 한번만 선처해 주시면 평생
늘 죗값을 치르는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부모님께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떳떳하게 설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저에게 제발 한 번의 기회를 주십시오. 정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할 수 없을 만큼 큰 죄를 지은걸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만 선처해 주시면 정말 새롭게 태어나 앞으로는 친구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며 OOO누나의 처벌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따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울산과학대학교, 울산대학교 교수님. 형 누나들에게 정말로 죄송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학교생활을 바르게 생활하겠습니다. 한번만 선처해주세요. OOO누나 정말 미안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잘하겠습니다. 누나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A군 모친의 사과문 전문

이번일로 OOO양과 그 가족들 그리고 울산 과학 대학교와 울산 대학교에 치명적인 아픔과
모욕감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제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 아들의 행동 정말 용서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 일 인양 내 자식 인양 눈물이 앞을 가로막아 하루하루 희망을 놓지 말길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온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져있는 이 시점에 내 자식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했는지 아직도 가슴이 꽉 막히고 머리를 맞은 듯 멍하기만 합니다.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정말 이 아이가 그런 짓을 했는지 정말
이 아이가 그런 짓을 했는지 몇 번이고 앉혀놓고 되물었습니다. 아이의 정말 철없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겨드리게 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이를 이렇게 키워놓고 어미라고 하기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아이를 제대로 못 가르쳐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게 한 점 어미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아이도 왜 그랬을까 이렇게 큰 잘못이라는 짐작조차 못한 채 저지른 잘못이고 아이도 지금은 깊이 반성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