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이 빼돌린 해외재산을 찾아라… 美 정부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 압박

푸틴 측근이 빼돌린 해외재산을 찾아라… 美 정부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 압박

기사승인 2014-04-28 19:06:00
[쿠키 지구촌]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해외로 빼돌린 재산을 추적 중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의 재산은 최고 7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해 1억원 정도 버는 푸틴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모을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미국은 푸틴의 재계 측근들이 재산을 대신 불려주고 있다고 본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푸틴과 가까운 인물 위주로 대상에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달 제재대상에 오른 볼가그룹 겐나디 팀첸코 회장이다. 팀첸코는 세계 4위 석유거래 업체인 스위스 군보르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당시 미 재무부는 “푸틴이 군보르에 투자했고 군보르가 그의 사금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자 기사에서 미국이 푸틴 측근을 제재하는 건 푸틴이 재산을 어디 숨겼는지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푸틴 재산 추적의 단서로 거론되는 인물은 우크라이나 재벌 드미트리 퍼태시다. 그는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체포됐다. 퍼태시는 과거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과 가스공급 계약을 중개하며 러시아의 돈세탁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그를 통해 푸틴의 측근들이 자금을 어떻게 해외로 빼돌려 왔는지 파악했을 것으로 본다.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은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새 러시아 제재안이 러시아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푸틴의 최측근과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산업체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경제에 더욱 타격을 주면서 푸틴의 돈줄을 옥죄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서방으로서는 푸틴을 잡아야 러시아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 등이 추가 제재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정보기관이 추산하는 푸틴의 자산은 400억 달러(41조6000억원)∼700억 달러(72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푸틴의 공식 연봉은 367만2208루블(1억679만원)이다.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도 400억 달러를 모으려면 40만년 이상 걸린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도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들이 지난 수년간 해외로 빼돌린 재산을 추적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친러시아 세력인 야누코비치 정권과 러시아 간의 은밀한 돈 거래 내역이 포착될 여지도 있다.

러시아가 해외로 불법 유출한 자금은 2012년 한 해에만 520억 달러로 알려졌다. 푸틴 측근들이 러시아 경제를 쥐락펴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상당수가 그들의 재산일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푸틴을 제재하기 위해 이런 자금 흐름을 집중포화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재 효과는 미지수다. FT는 러시아 신흥재벌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자산을 런던 부동산 시장에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런던 부동산 시장에 흘러온 러시아 자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늘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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