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악천후에 사실상 수색중단… 비에 젖은 채 기다리는 가족들

[세월호 침몰 참사] 악천후에 사실상 수색중단… 비에 젖은 채 기다리는 가족들

기사승인 2014-04-28 20:21:00
[쿠키 사회] 세월호 수색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날부터 이어진 비와 바람 때문에 28일 수색도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구조팀은 날이 갠 오후부터 4층 객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유속이 거세지고 부유물이 진입로를 막아 난항을 겪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물살이 거세져 시신 유실 우려가 큰 ‘대조기’를 맞아 해경과 경찰, 육군,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전담반(태스크포스)을 구성했다.

이날 수색은 오전 내내 내린 비로 중단됐다가 오후 1시쯤 재개됐다. 오후 2시쯤 4층 좌현 객실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188번째 시신이 수습된 전날 오후 2시 이후 거의 24시간 만이다.

대책본부는 “당초 5층 객실 수색을 계획했지만 4층 중앙부 객실에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배정됐다는 학부모들 요청이 있어 4층 중앙부와 좌현 객실을 먼저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기상조건, 유속, 부유물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는 90여명이 투입됐다. 악조건 속에 작업이 진행되면서 7명이 잠수병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은 부유물 때문에 난항을 겪자 한 때 절단기와 폭약 사용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어제 실종자 가족 대상 설명회에서 절단기 이용과 폭약 사용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폭약은 가족들이 강하게 반대해 보류하기로 했다”며 “절단기 투입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책본부는 시신 유실에 대비하고 있다. 사고 지점에서 동남쪽으로 7㎞ 떨어진 곳에 폭 5㎞ 닻자망 그물을 펼쳤다. 닻자망은 해수면에 띄운 부이와 해저면에 가라앉은 닻을 그물로 연결해 그 사이에 있는 물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장비다. 사고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지점에도 폭 8㎞ 닻자망이 설치돼 있다. 사고 현장 남쪽 8~15㎞ 해역에선 쌍끌이 어선 8척이 활동하고 있다.

유실된 시신의 이동방향 예측을 위해 위성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한 표류부이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표류부이는 해수면에 떠다니며 풍향과 풍속, 기온 등을 위성에 전송하는 장비다. 표류장비를 활용하면 유실된 시신이 어느 쪽으로 이동했는지 예측할 수 있다.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도 원망스러운 듯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팽목항에서는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가족 대기실에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진도 향토문화회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초등학생들이 찾았다. 진도초 6학년 1~3반 학생 70여명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 분향한 뒤 서툰 글씨로 추모글을 남겼다. 1반 김모(12)군은 ‘언니 오빠들이 꼭 살아서 돌아오길 바란다’, 양모군은 ‘무사히 살아 돌아오세요’라고 적었다. 조수연(27·여) 교사는 “보통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데 오늘은 조용하다. 일기장에 세월호 언니 오빠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을 적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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