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30분 뒤 음주측정 0.059% ‘무죄’… 네티즌 맞다 vs 아니다, 갑론을박

사고 30분 뒤 음주측정 0.059% ‘무죄’… 네티즌 맞다 vs 아니다,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4-04-29 09:06:00

[쿠키 사회]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30분쯤 뒤 음주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 0.059%를 보인 운전자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음주 측정 시점에 따라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적 기준치를 넘었더라도 무조건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는 이례적인 판결이다. 검찰은 그러나 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고해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최근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28분 뒤 음주측정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059%가 나온 A씨(54)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음주 시작 시각, 음주 속도, 안주 섭취 여부, 체질 등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 음주측정 수치와 달리 사고 당시는 법적 기준치인 0.05% 이하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하지만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요구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재판 결과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이 엇갈렸다.

네티즌 T씨는 “사고 당시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음주 측정을 했다면 그 수치가 그대로 인정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법 집행 수치가 정해져 있으니 당연한 판결”이라고 재판 결과를 옹호했다.

반면 네티즌 R씨는 “무죄가 확정된다면 모든 음주 운전자가 음주 측정시간을 지연시키고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 역시 이번 청주지법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과는 결과를 달리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1시간 뒤 음주측정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09%가 나오고도 무죄를 선고받은 B씨(54)의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혈중 알코올농도가 상승기로 볼 근거가 있다고 해도 그 점만으로 무죄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술을 마신 뒤 혈중 알코올농도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상승하는지 과학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법적 기준과 현실적 여건을 모두 고려한 판단 기준을 정립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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