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으로 유럽 각국의 녹색당을 대표하는 스카 켈러 의원은 토론회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직접 “EU가 낡은 정치를 더 하길 바라느냐, 아니면 신선한 아이디어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참관자는 대부분 학생과 청년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켈러는 EU가 단지 하나의 시장에 신경을 쓸 게 아니라 사람에게 관심을 갖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사회주의당 대표로 EU 집행위원장에 출마한 마틴 슐츠 EU 의회 의장은 은행이나 투기자 중 하나가 아닌 유럽 시민이 자신을 지지해주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EU 보수당의 기수인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는 “유럽을 통합하고 또 통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자들을 대변하는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는 더 큰 유럽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후보 5명 중 좌파 정당들을 대표하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토론회 참석을 거부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영어로 진행된 토론회는 13개국 언어로 번역돼 중계됐다.
EU 집행위원장은 다음달 22~25일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반영해 선출된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 집단의 후보가 집행위원장에 오르는 방식이다. 유권자의 뜻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1979년 첫 유럽의회 선거 실시 이후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EU 집행위원장 후보들이 유럽 통합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각국에선 극우 정당을 중심으로 반(反) EU 정서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선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이 31%의 지지율로 노동당(28%) 보수당(19%)을 제치고 1위를 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의 조사에선 극우 정당 국민전선(20%)이 우파 야당 대중운동연합(22%)에 이어 2위를 했다. 이 때문에 극우 정당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의회 원내 교섭단체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데는 오랜 경기 침체에 따른 유권자의 피로감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