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걸러준다더니…”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연기 뿜어내는 ‘애물단지’ 전락

“연기 걸러준다더니…”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연기 뿜어내는 ‘애물단지’ 전락

기사승인 2014-04-30 07:20:01

[쿠키 생활]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에 대한 제품 결함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조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줄을 잇고 있다.

에어프라이어는 제품 내 열기를 순환시켜 식재료의 기름만으로 튀김을 만드는 조리기구다. 필립스는 이 제품을 ‘건강가전’으로 소개하며 판매해왔다. 하지만 필립스 커뮤니티를 포함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에 육류를 넣고 가열할 경우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다는 항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구매자들은 “제품에서 발생한 연기가 거실에 가득 차 창문을 열어야만 한다”거나 “아예 베란다에 두고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업체 측의 대응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필립스는 이를 두고 ‘당연한 현상’이라며 제품 결함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지어 연기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A/S센터에 방문해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거나 연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미봉책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필립스 커뮤니티 관계자는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연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기가 제품 외부로 배출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단편적인 해명만으로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에어프라이어를 제조하는 다른 업체들 대부분은 연기발생에 대한 문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기를 가열할 때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것과 유사하게 기름이 연소될 때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상식 이화여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기름에서 연기가 난다는 건 가열로 인한 화학작용이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고기가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화학작용으로 인한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역시 “돼지기름에서도 충분히 유해물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기름뿐만 아니라 기름에 내재된 지용성 물질에도 이러한 것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추가적인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프라이어에서 연기가 배출된다는 지적은 제품이 출시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필립스 측의 홍보다. 필립스는 2011년 8월과 2013년 12월,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할 당시 에어프라이어에 내장된 에어필터가 냄새와 연기를 걸러준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에어필터가 연기를 걸러준다는 과거 자료를 비춰봤을 때 현재 지적받고 있는 연기배출문제는 제품결함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립스는 연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양파나 종이호일을 식재료 밑에 깔아두는 등의 주먹구구식 대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작동 전 3~4분가량 예열 하거나 조리 도중 제품을 분리해 기름을 제거하라는 매뉴얼을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립스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의 에어필터는 제품 작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냄새를 최소화하고 연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기는 단백질과 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조리했을 경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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