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형 참사를 일으킨 세월호가 지난해에도 기울어진 채 운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화물 하역 중 기울어진 세월호의 모습을 공개했기 때문인데, 이 네티즌은 “세월호가 잔뜩 기운 채로 항구에 정박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을 더 많이 싣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적은 양의 평형수를 실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오후 네티즌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해부터 예견된 세월호 참사’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세월호가 화물 하선 작업 중 좌우로 기우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지난해에도 세월호는 눈에 띌 만큼 기운 채로 항구에 들어왔다”며 “화물 하선 중에도 끊임없이 좌우로 뒤뚱거렸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선박운항과 이윤석 교수는 “운항 중에도 눈에 띌 정도로 선체가 기울었다는 것은 화물적재와 평형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물 하선 중 심하게 기운 선체에 대해 “6825t 규모의 세월호가 사진과 같이 기울어질 때는 원래 복원력이 나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복원력 확보에 필요한 평형수를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형수를 충분히 실으면 복원력은 뛰어나지만 화물 적재량과 속력 면에서는 선사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세월호는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급히 방향을 틀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월호가 과적 화물과 평형수의 영향으로 방향 전환 도중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회전 반대 방향으로 침몰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또 항해로 줄어든 연료, 승객이 사용해 줄어든 물의 무게 및 속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로 줄인 평형수의 중량도 침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오후 6시20분인 출항 예정시간이 1시간30분 이상 늦어져 속력을 높이기 위해 평형수를 더 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과적에 대한 지적은 ‘(과적으로) 세월호가 침몰할 것 같다’는 선원의 보고에도 배를 출항시켜 체포된 청해진해운 직원의 진술과 일치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2013년에도 저런 상태였는데 어떻게 선박검사를 통과했는지 의문이다” “짐을 내려서 그런지 선체 후면이 거의 다 들렸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종이배도 저렇게 기울지는 않겠다” “사고가 있을 때마다 국민을 전문가로 만든다” 등의 비난도 쇄도했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 일본에서 국내로 도입한 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선급과 관계기관의 20회 이상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