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추돌] 기계결함? 기관사 과실? 신호시스템 이상? 거론되는 사고원인

[지하철 추돌] 기계결함? 기관사 과실? 신호시스템 이상? 거론되는 사고원인

기사승인 2014-05-02 22:54:00
[쿠키 사회]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 사고의 원인으로는 열차 기계 결함, 기관사 과실, 지하철 신호 등 운영 시스템 이상 등이 거론된다.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열차 자동정지 장치(ATS·Automatic Train Stop) 미작동이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2일 사고 직후 브리핑에서 “진행 열차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어 후속 열차가 비상 제동을 걸었으나 200m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를 낸 후속 열차 기관사도 주행신호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어 비상제동을 시도했으나 제동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앞선 열차를 추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신호가 늦게 점등된 탓에 열차를 멈출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제동거리를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열차 간 안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장치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울 지하철은 모든 열차에 안전거리 유지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지하철 2호선은 기관사가 수동으로 운전하지만 앞 기관차와의 거리가 200m 이내가 되면 ATS가 작동해 자동으로 제동이 이뤄진다.

이날 사고가 난 열차는 1991년식이다. ATS 기능을 갖춘 열차는 기관사가 선로변에 설치된 지상신호기 조건에 따라 그 지점에서 제공받은 정보를 다음 구간까지 기억하고 운전한다. 200m 이내에 다른 열차가 있을 경우 경보음이 울리고 속도를 줄이게 된다. ATS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하철 2호선 차량은 대부분 15~20년의 보증기간이 지난 노후 차량이어서 정비불량 등으로 인해 ATS가 작동되지 않았을 수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ATS가 고장난 건 거의 처음”이라며 “이때까지 이런 일이 없어 조사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다른 관계자도 “이번 사고는 ATS가 고장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기관사가 부주의로 정지신호를 늦게 봤을 가능성도 있다. 열차 운행을 총괄하는 종합관제소의 상황보고가 지연됐거나 종합관제소의 관제 소홀 가능성도 거론된다. 종합관제소는 각 열차의 운행 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앞뒤 열차에 전달하고 운행을 관제하는 곳이다.

서울경찰청은 사고 직후 서울 성동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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