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라졌을 때… 말레이 당국은 17분 동안 전혀 몰랐다

항공기 사라졌을 때… 말레이 당국은 17분 동안 전혀 몰랐다

기사승인 2014-05-03 00:28:01
[쿠키 지구촌] 지난 3월 8일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을 때 당국은 처음 17분간 그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뒤에도 4시간이 지나도록 속수무책으로 허둥대기만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MH370 실종사건에 대한 예비보고서를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종석과 공합관제탑 간 대화 녹취, 화물 목록, 좌석배치도, 비행경로 등도 공개했다.

MH370은 오전 1시21분 레이더에서 종적을 감췄지만 베트남 쪽 항공관제사가 이 사실을 처음 포착한 건 오전 1시38분이었다. 관제사는 부랴부랴 조종사와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MH370가 레이더에 다시 나타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실종 30분 뒤 말레이시아항공은 자국 쿠알라룸푸르의 관제탑에 MH370이 캄보디아 영공으로 들어갔다고 알렸다. 캄보디아에 확인을 요청한 건 베트남 호찌민의 관제탑이었다. 캄보디아 측은 MH370에 대한 정보도, 접촉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당일 오전 5시30분까지 구조는커녕 수색 활동에도 착수하지 못했다. 각 공항 관제사들은 여객기가 어디로 갔는지 서로 묻기만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유엔 산하 항공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민간 항공기에 대한 실시간 추적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보고서는 최근 5년간 실종된 항공기 2대 모두 최종 위치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실종 항공기의 위치를 적시에 알아내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MH370 실종자 239명의 가족에 대한 숙박비 지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중국인인 실종자 가족은 베이징이나 쿠알라룸푸르의 호텔에 함께 머물며 수색 상황을 지켜봐 왔다.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흐야 말레이시아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실종자 가족이 오는 7일까지 각자 가정으로 돌아가면 베이징과 쿠알라룸푸르에 실종자 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은 말레이시아항공이 실종기 잔해가 발견되기 전엔 호텔에서 내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반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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