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9일 새벽 3시50분쯤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숨진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각각 20~40초 분량인 동영상에는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나란히 앉아 차분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한 여학생은 옆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기도 하는 등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부 학생들은 기도하면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유족은 “이 영상은 사고 당일 배가 다 가라앉았을 때의 동영상”이라면서 “아침에 사고가 났는데도 저녁까지 해경 해군에서 한 사람도 잠수하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유족들 주장대로라면 배가 완전히 침몰한 뒤 최소 7시간여 동안 승객 일부가 생존했다는 뜻이 된다. 세월호는 당시 오전 11시18분쯤 선수 일부분만 남기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기계적 오류로 촬영 시각이 잘못 기록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에 거의 잠긴 상태에서 촬영된 영상이라기엔 내부가 지나치게 밝고 배도 심하게 기울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공동대변인은 “동영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