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빚 중독'으로 저물다

아시아 경제 '빚 중독'으로 저물다

기사승인 2014-05-14 00:14:01
[쿠키 경제] 아시아 경제의 황금기가 부채비용 증가로 종말을 고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는 ‘빚에 중독되다(Addicted to debt)’란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저성장의 늪에 빠진 아시아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2000년 이후 아시아는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2년 이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아시아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서 21%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아시아 경제에 생각보다 큰 타격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낮은 조달비용 덕에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저비용에 맛들인 부채증가는 결국 아시아 국가들의 발목을 잡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물론이고 홍콩과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부채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그 전부터 부채가 많았던 한국이나 대만도 고공행진했다. 부채과다는 고성장 기조가 이어질 때는 별문제가 안됐지만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아들면서 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시아 국가 전가의 보도였던 수출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HSBC에 따르면 2005년 아시아 전체 GDP의 14%를 차지하던 미국과 유로지역 수출 물량이 지금은 그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경제의 선도역할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주말 성장 둔화라는 ‘뉴 노멀(New normal)’에 적응해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발언으로 시장에서 폭넓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 발언을 “현재의 경기 둔화를 완화할 광범위한 통화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는 가장 명확한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UBS증권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던컨 울드리지는 “앞으로 아시아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에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며 “광범위한 개혁과 구조조정만이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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