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긴장감 감도는 금수원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

[세월호 침몰 참사] 긴장감 감도는 금수원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

기사승인 2014-05-16 19:24:00
[쿠키 사회]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한 16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안성 금수원은 긴장이 감돌았다. 구원파 남자 신도 20여명이 정문 앞에서 경광봉을 들고 출입 차량을 통제했다. 신도들은 “순교”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찬송가를 부르면서 결의를 다졌다.

유 전 회장의 자택과 사진 작업실 등이 마련된 금수원은 꾸준히 유씨 일가의 은신처로 지목받아 왔다. 현재 금수원 안에는 신도 1000여명이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들은 검찰이 유 전 회장 장남 대균(44)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다고 알려진 12일부터 금수원에 계속 모여들고 있다.

이날도 1시간에 20~30명꼴로 배낭을 메거나 쇼핑백을 든 신도들이 금수원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들고 온 배낭 가방 쇼핑백은 ‘장기전’에 대비라도 하듯 많은 짐이 담겨 있었다. 이불을 들고 온 이도 있었다.

오후 1시13분쯤에는 기름을 실은 트럭 한 대가 금수원으로 들어갔다. 한 신도가 “기름 들어온다”고 외치자 정문이 열렸고 신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옆으로 비켜섰다. 정문 바로 뒤쪽에는 백발의 할머니나 중년 여성이 주로 자리를 잡았다. 충돌에 대비해 여성과 노인을 전면에 배치한 듯 보였다.

금수원 입구에는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붙었다. ‘침례회 안성교회’라는 안내판도 부착돼 있었다. 정문을 지키는 신도 300~400명은 ‘종교탄압 OUT 인권탄압 OUT’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이런 때일수록 몸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들이 고안했다는 스트레칭을 단체로 하기도 했다.

한 신도는 마이크를 잡고 “우리가 살인자로 몰렸는데 집회라도 해서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복음을 위해 싸우다 죽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영광이니 순교할 마음으로 함께 싸우자”라고 소리쳤다. 자신을 ‘다판다’ 판매원이라 소개한 다른 신도는 “지금까지 세금 한 번 떼먹은 적 없이 선량하게 살아왔는데 정부가 우리에게 세월호 침몰사고의 책임을 떠넘겼다”며 “몸과 마음을 다해 악의 세력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쯤 검찰 출석에 불응한 유 전 회장과 대균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신도들의 태도와 발언은 더욱 격해졌다. 한 신도는 “밤을 새워서라도 이 곳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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