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국장 사퇴 과정서 청와대 개입 사실로 드러나

KBS 보도국장 사퇴 과정서 청와대 개입 사실로 드러나

기사승인 2014-05-17 12:41:00
[쿠키 문화]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자신의 사임과 관련 “사장으로부터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회사를 그만 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16일 밤 낸 성명서에 따르면 김 전 국장은 지난 16일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앞에서 9일 있었던 일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이 회사 앞에 몰려와 KBS를 비난하고 나의 사퇴, 사장의 사과를 요구한 뒤 새벽 3시에 임원 회의실에서 사장, 부사장, 임원 등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며 “이 자리에서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결정,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9일 오후 2시 공식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오후 1시25분. 기자회견이 35분 남은 시각 김 국장은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사장이 회사를 그만 두라고 했다”면서 “3개월만 쉬면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회유를 했고 이를 거역하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다. 대통령의 뜻이라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가 KBS 보도에 개입했던 사례도 일부 털어놨다. 그는 지난 5개월간 정치 부분에서 대통령 비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정부 여당 비판도 한 차례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서는 “정부 쪽에서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여러 번 요청했다”며 “한참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까 해경 비판을 나중에 하더라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장이 보도본부장실을 방문해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KBS 본부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청와대의 KBS 인사, 보도 개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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