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애국 보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이하 일베)의 한 회원이 5·18 민주화운동(이하 5·18) 기념행사장을 찾아가 일베 인증샷을 찍거나 5·18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A 네티즌은 18일 일베 게시판에 ‘실시간 광화문 518행사 사진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pokdong’(폭동)이라는 파일명으로 된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A 네티즌은 “이 OO들이 진짜 쓰레기인 게, 세월호랑 같이 연결지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면서 “OO 518이랑 세월호가 뭔 상관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함께 올린 사진에서 자신이 손가락으로 일베의 초성인 ‘ㅇㅂ’을 모양으로 만들어 이를 사진으로 찍는 일명 ‘일베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피꺼솟해서(피가 거꾸로 솟아올라서의 준말) 국군 장병분들 위해 나도 써봤다”고 적었다. 사진에는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국군 장병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메모지를 찍은 것이 있다.
다른 회원들은 “저런 거 할 때마다 더 (전)라도는 고립되는 걸 알까?” “저기 가서 공연하고 싶다. 표현의 자윤데 음악해도 되지 않냐? 옆에서 막 춤추고” “느그들 나라에서 하지 왜 거기서 그러고 있노”라는 댓글을 달며 호응하고 있다.
앞서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 제34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일베 회원들의 5·18에 대한 폄훼 실태와 원인 등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일베는 5·18을 북한의 개입으로 시위대가 계엄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5·18 옹호론을 펼치는 진보를 종북으로 단정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베는 5·18 희생자보다는 이들을 진압한 군부에 공감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또 "북한의 남침에 맞섰던 이들은 오늘날 저소득층 노인이 됐고 북한 정권은 여전히 남한에 위협을 가하고 있어 상이용사들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남아있는 것으로 일베 회원들은 생각한다"면서 "이 같은 경향은 20대의 내면화된 약육강식 논리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