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신도 “유병언 교주·교인 아니지만, 존경” 농성 이유

구원파 신도 “유병언 교주·교인 아니지만, 존경” 농성 이유

기사승인 2014-05-18 19:44:01

금수원 내부 언론에 첫 공개… 구원파 “유병언 금수원 안에 있다” 했다가 말 바꿔

[쿠키 사회] 검찰의 연이은 강공으로 코너에 몰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가 18일 경기도 안성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날 신도들 사이에서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아직 금수원 내부에 있다”는 발언도 처음 나왔다.

금수원이 공개한 시설은 유기농 농장과 양어장, 유 전 회장이 사진작업을 하던 스튜디오 건물 외부 모습 등이다. 종교시설은 교인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언론에 처음 공개된 금수원 내부에는 산과 저수지, 밭과 양식장 등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이리저리 뛰노는 고라니와 함께 평범한 시골 농가처럼 보이는 축사도 눈에 띄었다. 금수원 농장에서는 교인 50여명이 저수지와 양어장 13곳에서 민물장어와 메기, 송어, 미꾸라지 등을 기르고 있었다. 가축시설에는 젖소와 한우 90여 마리와 당나귀 70여 마리가 있었다. 밭과 비닐하우스에서는 고추와 감자, 배추 등을 재배했다. 농장 관계자는 “생산된 농작물은 교인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농장은 교단 헌금으로 조성됐기에 유 전 회장의 개인 사유물이 아니다”고 취재진에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이 2009년부터 4년 동안 사진촬영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강당 건물 1층은 예배당으로 쓰이고 있었다. 2층 창문에는 햇빛을 막는 차양막이 달려 있다. 대강당 주위에는 나무가 울창했다. 금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이곳에서 약 300만장의 풍경 사진을 찍었다. 금수원 내부에는 ‘정부가 세월호 사고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다판다 판매원의 대자보도 붙어 있었다.

구원파 측으로부터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머물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은 취재진에게 “유 전 회장이 지금도 여기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가 취재진이 재차 질문하자 “다만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신도들을 통해 전해들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이어 “현재 유 전 회장은 아무와도 연락이 안 되고 있고 소재에 대해 온갖 유언비어가 떠도는 상태”라면서 “세월호 참사 1주일 정도 뒤에 유 전 회장과 마지막으로 금수원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함구했다.

한 신도는 “유 전 회장은 구원파 교주도 교인도 아니지만 구원파 창시자로서 신도들 중에 존경하는 분이 많다”며 농성 배경을 밝혔다. 이날도 금수원에는 신도 1700여명이 모여 입구를 막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검찰의 강제 진입에 대비했다. 한 신도는 “사전 구속 영장이 청구되고 검찰의 금수원 강제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떠넘기기 행태에 온힘을 다해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檢 수사팀 “유병언 일가 검거 때까지 퇴근 않겠다”

[쿠키 사회]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향해 ‘사회 거악’이라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 검거 시까지 퇴근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가 신도들을 총동원해 방어막을 치고 여론전에 나서자 검찰도 사활을 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김회종 2차장검사는 18일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진출두하지 않을 경우 수사팀은 공권력을 우롱하고 검찰과 법의 권위에 도전하는 거악의 부패 기업인 유 전 회장과 아들에 대해 대한민국 어디까지라도, 그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래의 죄질과 도망했다는 나쁜 정상이 함께 가중된 법정 최고형의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인천지검 최재경 검사장과 특별수사팀 검사 전원이 유 전 회장 일가를 검거할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청사에서 철야 근무하면서 은신처로 예상되는 곳곳을 추적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수사에 임하는 각오’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구원파의 종교탄압 주장에 대해서도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그동안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종교 지도자로서의 입장을 존중했음에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식의 황당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사팀 검사들이 굉장히 분개한다”고 격앙해했다. 검찰은 “구원파 성도들이 자칫 불법 폭력시위나 공무집행 방해, 범인 도피 등의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인내하고 자제해 왔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과 선이 닿아 있는 구원파 내부 인물을 직접 접촉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며 유 전 회장의 자진출석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잠적하자 곧바로 40명 규모의 ‘유병언·유대균 전담팀’을 구성해 구원파 소유 영농조합 10여곳과 대구 자택 등을 수색했다. 지난 17일에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신도 차량을 이용해 탈출을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찰에 차량 검문검색 강화를 지시하고 추적팀 30여명을 잠복시켰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전담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이날 직무유기,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동해해양경찰청 특공대장 장모(56) 경정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경정은 지난해 인천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장 재직 당시 인천항 선주 모임인 ‘인선회’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다. 그는 부하 직원들이 인천항 여객선의 승선인원 초과 사실을 보고하자 ‘봐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경정은 지난 16일 동해청에서 체포돼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웅빈 정현수 기자 imung@kmib.co.kr

구원파, 본보 포함 3개 매체 금수원 취재 거부

[쿠키 사회] 구원파는 18일 경기도 안산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하며 국민일보와 일부 방송사 등 3개 매체 취재진의 출입은 거부했다. 나머지 언론사 기자 30여명은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금수원 내부를 둘러봤다. 금수원 관계자는 국민일보 취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윗분들이 결정한 사항”이라며 구체적 설명은 피했다.

구원파가 언론에 금수원 내부 시설 일부를 공개하고 교단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한 건 구원파와 금수원의 폐쇄적 이미지를 벗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금수원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구원파에 대한 언론사 보도를 모니터링해 왔다”며 “구원파의 의견과 입장을 보도해줄 언론사를 선택해 내부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구원파는 ‘오대양 사건’ 관련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16일 언론사 21곳과 기자·방송출연자 2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안성=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김상기 기자
foryou@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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