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세월호… "후쿠시마 사고때 근무자, 명령무시하고 원전서 탈출""

"일본판 세월호… "후쿠시마 사고때 근무자, 명령무시하고 원전서 탈출""

기사승인 2014-05-21 00:08:00
[쿠키 지구촌]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때 근무자 대부분이 현장 책임자의 명령을 어기고 탈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일본판 세월호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요시다 마사오(2013년 사망)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의 진술이 담긴 일본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 청취결과서(일명 요시다 조서)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긴급 상황 당시 현장 근무자들의 90%에 해당하는 약 650명이 현장을 떠나 10㎞ 거리의 후쿠시마 제2원전으로 이동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발생 4일 후인 2011년 3월 15일 오전 6시 15분쯤 제1원전 2호기에서 충격음이 난 후 원자로 압력제어실의 압력이 ‘제로’가 됐다는 보고가 긴급상황실에 전달됐다. 이에 요시다 소장은 방사선량과 격납용기 파괴 정도를 고려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근로자들에게 제1 원전 구내에 대기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직원들 대다수가 버스와 자가용으로 제2발전소로 탈출하면서 제1원전에는 전체 720여 직원 중 69명만 남았다. 요시다 소장은 조사에서 “당시 나는 제2원전에 가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2 원전으로 이동한 근무자가 다시 돌아올 무렵에는 제1원전 2호기와 4호기에서 증기 물질이 분출되고 화염이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돼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대량 유출됐다. 당시 발전소를 탈출한 인원 중에는 사고 대응을 지시해야 할 과장급 사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고 수습을 해야 할 중간 관리자와 현장 직원들이 소장 지시를 무시하는 바람에 원전 사고가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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