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은 20일(현지시간) 밤부터 이튿날까지 나이지리아 동북부의 샤야, 알라가르노, 추콘구도 등 지난달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던 치복시 인근 3개 마을을 차례로 습격해 주민을 살해하고 가옥에 불을 질렀다고 AP통신 등 복수의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알라가르노 마을 주민인 아파구 마이다가는 AP통신에 “덤불에 숨어 새벽이 오길 기다리며 마을이 불타는 것을 봐야 했다”며 “우리는 모든 걸 잃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20㎞ 떨어진 마을까지 피신한 추콘구도 주민 자라니 알리데는 AFP통신에 “그들이 대낮에 총과 폭탄으로 마을을 급습했다”면서 “온 마을을 불태웠고 주민 25명을 죽였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보코하람을 강력 규탄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무방비 상태의 나이지리아 주민에 대한 악랄한 공격과 여학생 집단 납치는 비양심적인 일”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에도 책임과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보코하람에 집단 납치된 여학생들의 수색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북동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 차드에 80여명의 육군 병력을 배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신에서 “이들 병력은 나이지리아 북부와 인근 지역에서 미국 정찰기가 벌이는 정보, 감시, 수색 임무와 관련해 작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