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입’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또다시 세월호 참사 관련 구설에 휩싸였다. ‘순수’ 유가족 발언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라면 흡입 논란에 뒤이은 “라면에 계란 넣은 것도 아닌데” 해설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엔 잠수사 일당 관련 발언이다. 발언 자체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와 상관없이 전남 진도에서 목숨을 걸고 실종자를 찾고 있는 잠수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25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남아있는 전남 진도 바이라인 기사에서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비공식석상에서 기자들에게 ‘민간 잠수사가 시신 수습시 1구당 500만원을 받는다’고 발언한 내용이 진도 현지에 알려지면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 대변인은 보도가 나온 직후인 오후 1시쯤 청와대 춘추관에 나타나 “그런 말 한 적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민 대변인은 “토요일에 기자들 몇과 식사 자리에서 구조 작업 관련해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런 말도 있더라는 걸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라며 “기자들에게도 사실에 근거해 단정적으로 전한 말도 아니었고, 시신을 어떻게든 빨리 수습하려면 재정 투입도 빨리 돼야한다는 개인 생각을 전하며 언급했던 이야기”라고 한겨레신문에 해명했다.
연합뉴스는 25일 오후 12시59분 최종 수정한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 현지에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발언 시점은 24일 오찬이라고 적시돼 있다.
사안이 이렇게 번진 건 진도 현지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바다 밑을 헤매는 잠수사들의 반발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잠수사는 연합에 “언딘과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아직 일당이 얼마인 줄은 우리도 모른다”라며 “구두 계약만 한 상태여서 아직까진 자비를 털어 잠수 수색을 하고 있는데, 시신을 가지고 거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결론으로는 “모욕적인 이야기”라고 촌평했다.
역시 이름없이 인용된 언딘 측 관계자도 이 매체에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며 “사람을 가지고 (돈을 매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라며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