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어디 갔나 했더니...은행들 서비스 축소?

ATM 어디 갔나 했더니...은행들 서비스 축소?

기사승인 2014-06-03 10:14:55

은행들이 지난 5년 새 자동입출금기기(CD·ATM) 7000개를 철수했다.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자 운영할수록 적자인 CD·ATM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09년 전국에 3만2902개인 6개 은행의 CD·ATM은 지난 3월 말 2만6110개로 6792개(20.6%) 줄었다.

이는 비용(인건비, 설치·유지비, 임차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여론에 떠밀려 수수료를 내린 결과, 해당 서비스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은행들이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을 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 등 6개 주요 은행이 올 1분기 1조434억원, 연간으로 따지면 4조1736억원으로 지난 2011년의 4조9470억원보다 7734억원(15.6%) 줄었다.

특히 수수료 가운데 창구 송금이나 CD·ATM 같은 자동화기기 이용 등 대(對)고객 업무의 수수료 수입이 많게는 50% 가까이 줄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자동화기기·송금 관련 수수료 수입이 2010년 256억원에서 올해 138억원(연간 기준)으로 46.3%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에 자동화기기·송금 수수료 수입이 각각 25.4%와 22.2% 줄었다.

대고객 수수료는 금융 소비자에 직접적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의 주도 아래 은행들이 일제히 절반 가까이 내리거나 일부 무료로 전환했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자동화기기 수수료 적정성 연구’ 보고서에서 수수료 인하 직후인 2012년 은행들이 ATM 운영으로 844억원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는 ATM 한 대당 평균 166만원의 손실로, 임차료가 비싼 수도권의 ATM은 대당 수백만원의 손실로 추정된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수수료 수입 감소로 해당 서비스 위축돼 고객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금리 등 다른 측면의 불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요즘 상황에서 대고객 수수료 인상은 곤란하다”며 “투자 자문이나 컨설팅 등 자문서비스 부문의 서비스 역량을 높여 선진국처럼 수수료를 주고 서비스를 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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