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조기 치료가 ‘답’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조기 치료가 ‘답’

기사승인 2014-06-03 18:34:00
대부분의 염증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 몸에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각종 세균과 이물질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백혈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관절의 활막 세포를 외부의 적으로 오인해 공격해 발병한다. 백혈구의 집중공격을 받은 활막은 탄력을 잃고 두꺼워지며 딱딱한 덩어리를 형성하는데, 이것이 연골과 관절을 파괴하고 관절의 뼈를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뼈가 뒤틀어지고 퉁퉁 부으며 심지어는 굳어지기까지 한다. 이러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가 국내에서는 2012년 기준으로 29만7166명에 이른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를 만나 이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보기로 했다.


◇류마티스 환자 70% 여성,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국내에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이 여성이라고 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남녀 유병률의 차이도 커진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5년) 결과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남성의 경우 19~24세에서 1000명당 8.6명에서 45세~64세가 되는 시점에 16.1명으로 2배 증가하지만, 65세 이상에서는 16.2명으로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여성환자의 경우 19~24세에서 11.5명, 45~64세 이상에서 43.8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가, 65세 이상에서는 또다시 76명까지 증가해 동일한 남성 나이 대에 비해 4.7배 높은 비율을 보였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듯 여성에게 특히 많이 발생하는 이유 역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추측되고 있다. 이외 여성만의 임신, 출산의 과정, 생활 방식의 차이 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기본적으로 뼈의 크기와 강도, 근육량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의 발병이 쉽고 그 증상도 남성보다 심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무릎, 엉덩이, 발 등 체중을 지탱하는 큰 관절이 마모되어 발행하는 골관절염과 달리 손가락, 손목 등 작은 관절에 발병한다. 오후보다는 자고 일어난 아침에 증상이 심하며 통증의 양상도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나이가 들어 서서히 발생하는 것이 아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도 특징이다. 질병의 진행도 빨라 발병 후 2~3년 이내에 관절에 급속도로 변형돼 일그러지기 쉽다.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손상에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 류마티스 관절염은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관절의 변형과 파괴가 진행된다. 노화와 체중증가 등의 이유로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마치 반란군의 폭격을 맞듯 급격하게 증상이 심해진다.

이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진단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미 관절의 변형이 시작되면 똑같은 치료를 해도 효과가 더디기 때문에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증상을 초기에 치료해 질병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수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증상을 방치하거나, 치료법을 몰라 병원을 돌고 돌아 증상이 이미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새로운 치료제 등장, 오렌시아 등 생물학적제제 1차치료제 허가= 환자들 중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불치병’이라는 생각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통증을 줄이는 치료뿐만이 아닌, 염증을 억제해 관절의 변형과 파괴를 예방하는 다양한 치료제들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는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TNF 억제제(TNF-α)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로 알려진 ‘오렌시아’가 1차치료제로 보험급여가 확대되며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오렌시아는 T세포만 조절하는 약제로 개발된 류마티스 관절염 생물학적 제제다.

최근 오렌시아와 휴미라의 직접 비교 임상결과를 통해 이 두 약물의 효과가 동등하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류마티스 학회는 BMS의 오렌시아와 애브비의 휴미라를 직접 비교한 앰플스터디 임상결과가 발표했다. 이 연구는 646명의 생물학적 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중등도-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오렌시아와 휴미라를 직접 비교한 임상 결과, 효과면에서는 두 약물이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작용은 오렌시아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 결과 오렌시아의 치료로 환자의 64.8%가 효과를 보였으며 휴미라는 63.4%의 환자가 효과를 보였다. 또한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오렌시아 치료군이 3.8%, 휴미라 치료군이 9.5%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휴미라와 오렌시아를 투여한 결과 치료효과가 거의 등등했다”며 “또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도 오렌시아의 효과 및 부작용은 서양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 중 일부는 잠복결핵 활성화 등의 위험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OECD 결핵 1위 국가이며 B형 간염 유병율이 높다.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할 시 감염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감염위험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상쇄할만큼의 리스크(위험)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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