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영국 레딩대학교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첫 번째 사례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튜링 테스트’란 ‘생각하는 인공지능’을 판별하는 과학계의 시험기준이다.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상대를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기계도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레딩대는 로봇기술 법제도 연구기관 ‘로보로’가 개최한 ‘튜링 테스트 2014’ 행사에서 이 같은 판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시험을 통과한 인공지능은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슈퍼컴퓨터로 움직이는 ‘유진’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유진은 5분 길이의 텍스트 대화에서 심사위원 중 33% 이상에게 ‘진짜 인간’이라는 확신을 줬다.
유진은 우크라이나에서 사는 13세 소년인 것처럼 대화를 나눴다. 개발자 중 한 사람인 블라디미르 베셀로프는 “13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유진이 뭔가 모르는 게 있더라도 납득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믿음을 주는 캐릭터를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레딩대 방문교수이자 코벤트리대학교 연구부총장인 케빈 워릭 교수는 “일부 사람들은 이전에도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진정한 튜링 테스트는 미리 질문이나 화제를 정해놓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는 앨런 튜링의 테스트를 통과한 사례가 최초로 나왔다고 자랑스럽게 선언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튜링 테스트’를 만든 영국의 전산학자 앨런 튜링의 별세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됐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