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동토의 거인’ 러시아에 가로막혀 월드컵 통산 여섯 번째 승리를 쟁취하지 못했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18일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러시아와 1대 1로 비겼다. 이로써 우리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 16경기 가운데 마지막으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오는 23일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알제리와 2차전을, 27일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3차전을 치른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남은 일정은 험난해졌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월드컵 본선 도전 60년사에서 아홉 번째 무승부를 안겼다. 우리나라의 본선 통산 전적은 29전 5승9무15패(29득점 62실점)다.
우리나라는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헝가리에 0대 9, 터키에 0대 7로 참패했지만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첫 발을 내딛은 대회였다.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둘 때까지는 48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1무2패,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3전 전패, 1994 미국월드컵에서 2무1패,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2대 0으로 제압하며 본선 첫 승을 거뒀다. 같은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2대 1로 격파하며 승수를 더했다. 스페인과 득점 없이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5대 3으로 이긴 같은 대회 8강전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기록상 무승부다.
우리나라는 이후부터 모든 대회에서 1승씩 추가했다.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토고에 2대 1로 역전승했고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대 0으로 격파했다. 남아공에서는 그러나 아르헨티나(2차전·1대 4 패), 나이지리아(3차전·2대 2 무), 우루과이(16강전·1대 2 패)를 상대로 승수를 쌓지 못했다.
브라질월드컵 첫판에서 러시아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통산 6승 도전은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벨기에가 H조 최강 전력으로 평가되는 만큼 2차전에서 알제리를 이기지 못하면 12년 만에 무승으로 대회를 마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제리는 앞서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같은 조 1차전에서 벨기에를 강하게 압박하며 1대 2로 석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