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멸치떼가 사라졌다… 연안 수온 낮아져 어획량 평년의 30%

제주 멸치떼가 사라졌다… 연안 수온 낮아져 어획량 평년의 30%

기사승인 2014-06-18 15:47:55
제주 연안 저수온 등의 영향으로 사라진 멸치떼가 좀처럼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매년 6월마다 서귀포시 성산포항과 모슬포항어판장에 멸치 위판량이 쌓이곤 했으나 올해는 어획량이 대폭 떨어졌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도는 올 들어 5월 말 현재 멸치 위판량은 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23t과 비교해 36분의 1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연도별 멸치 위판량과 위판실적을 보면 2011년 9261t(38억원), 2012년 8067t(23억원), 지난해 4122t(14억원) 등 해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민들은 이 때문에 멸치액젓공장에 보낼 물량마저 확보하지 못해 납품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성산포어판장의 멸치 위판량은 하루 평균 3만㎏으로 평년 10만㎏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성산포수협 관계자는 “멸치가 줄다보니 액젓을 담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멸치떼가 보이지 않고 있어 아예 일부 어선은 출어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슬포수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3일 어선 5척이 조업에 나서 5만㎏의 멸치를 잡았으나 어획량이 너무 적어 멸치액젓 가공작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전문가들은 멸치가 잘 잡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 제주 연안에 오지 않고, 남해와 동해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어민들도 “수온이 올라가야 멸치떼가 돌아오는 데 지금도 바닷물이 차가워서 어장이 생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멸치떼가 자취를 감추면서 먹이 사슬에 있는 고등어와 삼치 어획량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 5월 말까지 고등어 위판량은 55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0t에 비해 46% 감소했다. 삼치는 185t이 잡혀 지난해 같은 기간 333t과 비교해 위판량이 44% 줄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멸치가 줄면서 이를 주요 먹이로 삼는 고등어와 삼치도 줄고 있다”며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 어획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산 멸치는 성산포수협과 모슬포수협에서 1년 동안 숙성시켜 멸치액젓을 생산하고 있는데, 김장김치용과 삼겹살 소스용으로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주미령 기자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주미령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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