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 본거지에서 마피아 단원들을 파문했다. 이는 1993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시칠리아 마피아를 비난한 이후 가장 강도가 센 발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카사노 알로니오를 방문해 수만명의 신도 앞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마피아는 악의 숭배이자 공통의 선에 대한 모욕이다. 이 악은 추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피아처럼 악마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신과의 교감도 없다”며 “이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로마에서 남쪽으로 약 442㎞ 떨어진 칼라브리아 지역은 지중해와 맞닿아 중남미나 다른 유럽지역으로 코카인을 운송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역은 코사 노스트라, 카모라와 더불어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중의 하나인 은드란게타의 기반이다.
교황은 조직 범죄자를 가톨릭교회 내에서 자동적으로 파문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는 마피아와 교회의 결탁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드란게타는 조직 내 의식에서 종교적 의례를 변용하고 지역 종교 행사에 단원들이 앞장서는 등 기독교적 색체가 강하다.
은드란게타가 교황을 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칼라브리아주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개혁 목소리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