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의 필수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벨기에를 네 골차 이상으로 격파해야 한다. 스포츠 도박사들이 이런 점수차에 125배 이상의 배당률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대회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앞두고 우리나라가 벨기에를 4대 0으로 이기는 경우에 배당률 1분의 125를 매겼다. 1만원을 걸면 125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당률이다. 5대 1 승리에는 1분의 300, 6대 2 승리에는 1분의 500의 배당률이 걸렸다.
이 업체는 미국이나 스위스, 그리스 가운데 하나가 우승할 경우의 배당률을 1분의 100으로 내걸었다. 우리나라가 벨기에를 네 골차 이상으로 이길 가능성은 이보다 더 희박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5대 1로 이길 가능성은 알제리가 브라질에서 정상을 밟을 확률(배당률 1분의 300)과 같다.
우리나라는 중간전적 1무1패(승점 1·득점 3 실점 5·골 -2)로 H조 최하위다. 벨기에는 2전 전승(승점 6)으로 16강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알제리(1승1패·승점 3·득점 5 실점 4·골 +1)로 2위, 러시아(1무1패1·승점 1·득점 1 실점 2·골 -1)는 우리나라와 전적이 같지만 골 득실차에서 앞선 3위다.
우리나라가 16강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벨기에를 반드시 이기고 같은 시간 쿠리치바 아레나 다 바이사다에서 알제리와 대결하는 러시아의 승리나 무승부 소식을 전해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비기거나 질 경우에는 쿠리치바의 소식과 관계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알제리가 러시아를 제압해도 우리나라는 승패와 무관하게 탈락한다.
우리나라는 벨기에를 이긴 상태에서 쿠리치바로부터 무승부 소식을 전해 들으면 알제리와 골 득실차를 통해 2위를 가린다. 전적은 1승1무1패(승점 4)로 같지만 현재의 3골 차를 넘어서야 한다. 이 경우 벨기에를 네 골 차로 이겨야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쿠리치바에서 러시아의 승리가 전해지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같은 전적에서 현재의 1골 차를 극복하면 된다. 벨기에를 두 골 차로 이겼을 경우 16강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벨기에를 2대 0으로 제압한 뒤 알제리를 1대 0으로 물리친 러시아에 다득점으로 앞서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16강 진출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는 전망이다.
윌리엄힐은 우리나라의 2대 0 승리에 1분의 28, 3대 1 승리에 1분의 40을, 4대 2 승리에 1분의 100의 배당률을 각각 걸었다. 우리나라의 승리에는 1분의 7, 무승부에는 2분의 7, 패배에는 5분의 12를 걸었다. 벨기에가 우리나라보다 이길 확률에서 약 2.9배 높다는 예측이다.
다른 베팅업체인 래드브룩스는 윌리엄힐과 비슷한 전망을 내놨지만 배당률을 다르게 매겼다. 래드브룩스는 우리나라가 벨기에를 4대 0으로 격파할 가능성에 1분의 150으로 더 높은 배당률을 매겼다. 배당률이 높을수록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적중할 확률이 낮다는 의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