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올해 국민들의 여름철 휴가여행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27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74%포인트)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여름휴가를 다녀왔거나(1.9%), 다녀올 가능성이 높거나(20.7%),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32.1%)인 응답자는 54.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동일한 조사결과(62.7%)와 비교했을 때 8.0%p 낮은 수치이다.
문체부는 “올 여름휴가 계획 감소는 정부의 꾸준한 휴가 분산 캠페인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의 경우 월별 관광여행 이동총량이 2012년에 비해 7, 8월 여름휴가철에는 5.2%p 줄고 1, 3, 4, 6, 9, 11월의 여행객이 5.2%p 늘어 올해도 이 같은 경향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휴가여행 출발 계획 시점은 7월 29일~8월 4일(52.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7월 22~28일(10.9%), 8월 5~11일(9.0%), 8월 12~18일(6.6%), 7월 15~21일(6.2%) 순으로 조사됐다.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여름휴가 여행이 집중되던 현상이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 평균 기간은 3.0일로 2박3일(50.7%)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1박2일(21.7%), 3박4일(16.7%)의 순이었다.
휴가여행 희망지로는 강원도(29.3%)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남(13.6%), 전남(12.2%), 경북(11.9%), 충남(7.9%)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강원-경남-전남-제주-충남 순이었다. 경북 선호도는 6.4%p, 강원도 선호도는 5.5%p로 커졌고, 제주도는 3.7%p 하락했다. 문체부는 “제주도의 경우 저비용항공(LCC)이 보편화되면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사라진 4계절 관광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여름여행 목적지로서의 비율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여행 시 1인당 평균 지출금액은 20만7000원으로 지난해(20만3000원) 보다 소폭 상승했다. 올 휴가 의향과 지출금액을 종합하면 7, 8월중 국민은 총 3조8520억원을 쓸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800억원 줄어든 액수다.
문체부는 이같은 설문을 토대로 올 여름휴가를 통해 생산 유발효과 6조3658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3조2091억원, 고용 유발효과 4만9632명 등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응답자의 주된 이유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가 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65.7%)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여행비용 부족(18.9%), 건강상의 이유(16.3%) 등을 들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 ▲30대 ‘집안에 돌봐야 할 가족이 있어서’, ▲50대 ‘여행비용의 부족’, ▲60대 ‘건강상의 이유’가 각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이 전문관리직(82.1%)와 사무직(77.2%)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여행비용의 부족’은 기능노무직(39.5%)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름휴가 여행 시 교통수단으로는 자가용(78.8%)이 1위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비행기(6.2%), 철도(4.8%), 버스(4.1%) 순으로 응답했다. 아울러 여름휴가 때 이용하는 숙박시설로는 펜션(34.0%), 콘도미니엄(18.1%), 가족·친지집(15.9%), 민박(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국민 휴가 사용의 시간적ㆍ경제적 제약요인을 개선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 위축된 국내 여행심리를 회복하고자 ‘소중한 사람과 함께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6월 1일~7월 31일)를 주제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정부부처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은 물론 경제단체와 협력해 근로자의 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어 범국민적인 국내여행 분위기 조성을 위해 5월에 이어 9월에도 관광주간(9월 25일~10월 5일)을 추진한다. 이 기간에는 관광주간에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과 할인 등 각종 여행 편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휴가를 장려하고 범국민적인 국내여행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