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뜨거운 차 안에 방치 돼 목숨을 잃은 쿠퍼 해리스(2)군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CNN은 살인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쿠퍼의 아버지 저스틴 해리스(33)가 아내와 범행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저스틴은 지난달 18일 22개월 된 아들 쿠퍼를 차에 태우고 출근했다. 평소 회사 보육시설에 아들을 맡겼지만 그날은 달랐다. 저스틴은 카시트에 고정된 채 차에 타고 있는 아들을 7시간 동안 방치했다. 폭염에 차 안은 점점 뜨거워졌고 쿠퍼는 결국 고체온증으로 숨졌다.
경찰에 체포된 저스틴은 “아들이 차에 타고 있는 것을 잊었다”며 "건망증으로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했다. 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모습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여론이 동요했다. 저스틴의 선량한 이미지도 영향을 미쳤다.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스틴의 살인혐의를 벗겨달라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일부에서는 성금운동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상황은 곧 반전됐다. 저스틴이 점심시간에 차로 돌아와 차 안에 뭔가 던져 넣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것이다. 저스틴은 인터넷 검색창에 ‘뜨거운 차 안에 동물을 넣으면 얼마 만에 죽을까’라고 입력하기도 했다. 아내 리애너도 차량 내 아동 사망 사고에 대해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는 “혹시나 아들이 같은 일을 당할까 염려 돼서 미리 검색해봤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이미 등을 돌렸다.
미국에선 얼마 전에도 치사량의 소금을 먹여 아들을 살해한 여성이 기소됐다. 이 여성은 병든 아들을 돌보는 육아일기를 인터넷에 연재하며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전했던 주인공이었다. 경찰은 사망한 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치사량에 달하는 소금을 섭취했다고 밝혔다.
지난주엔 TV 뉴스에 출연해 “아들을 찾아 달라”며 울먹이던 부부의 집 지하실에서 실종된 아들이 갇혀있던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만에 발견된 12세 소년은 계모가 자신을 지하실에 가뒀다고 진술했다. 아버지도 평소 아들을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안타까운 사연’인줄 알았던 사건들이 연이어 ‘악어의 눈물’로 밝혀지면서 시민들뿐 아니라 경찰까지도 “믿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