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해외호텔 예약 사이트 횡포…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나올까요?”

[친절한 쿡기자] 해외호텔 예약 사이트 횡포…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나올까요?”

기사승인 2014-07-01 16:23:55
해외호텔 예약대행 사이트 호텔스닷컴을 이용해 스위스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피해를 본 김모씨의 예약확인증과 호텔스닷컴 한국어 홈페이지.

올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 계획인가요? 혹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직접 해외호텔을 예약해 떠나는 자유여행(FIT)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래 사연을 주의 깊게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재수 없으면 말도 안 통하고 낯선 외국에서 노숙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모씨(31)는 지난 4월 해외호텔 예약대행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에서 호텔을 예약하고 5월에 스위스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스위스에서의 달콤한 허니문을 꿈꾸던 김씨 부부는 렌터카를 빌려 내비게이션에 예약 호텔의 주소를 입력했습니다. 그러나 목적지에는 첫날밤을 보낼 호텔이 없었습니다.

당황한 김씨는 인근 호텔의 도움을 받아 호텔스닷컴 예약사이트에서 출력한 인쇄물에 나온 주소로 스위스 현지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그 주소지에는 호텔이 아닌 세차장이 등록돼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인쇄물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자 호텔직원이 아닌 이탈리아의 일반인이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홈페이지도 없어 결국 예약호텔 찾기를 포기한 김씨는 다른 숙소에서 묵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혼여행을 망친 김씨는 귀국 후 호텔스닷컴에 항의전화를 했습니다. 호텔스닷컴 측은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해당 호텔은 버젓이 현지에서 영업 중인 호텔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라고 했다는군요. 하지만 호텔스닷컴 사이트를 샅샅이 찾아봐도 아파트라는 단어는 한 군데도 없었으며 ‘3등급 호텔’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화가 난 김씨는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호텔스닷컴 측은 호텔비 환불과 ‘3만원’짜리 호텔스닷컴 쿠폰을 제시했다고 하는군요. 일생에 한 번 뿐인 신혼여행을 망친 대가가 고작 3만원이라는 사실에 김씨는 할 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런 내용의 후기를 올리기 위해 메일을 보내자 거부한다는 답신만 왔다고 하는군요.

김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보상 상담을 했지만 호텔스닷컴은 한국법인이 없는 해외법인이라 대응방법이 없다고 했다는군요. 호텔스닷컴은 한국어 홈페이지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사무실은 말레이시아에 있고 법인은 미국에 등록돼 있습니다. 호텔스닷컴을 비롯해 해외 호텔 예약대행 서비스를 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이런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요.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가 국내에 없고 법인 등록도 외국에 돼 있으면 국내법상 처리가 안 되고 국내에서 소송 진행도 까다로워 피해를 보상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 이용 땐 국내사업자로 등록되었는지 확인하고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www.kca.go.kr)를 통해 통신판매업자로 정식 등록된 업체인지 알아보라고 당부했습니다.

올 여름휴가가 끝난 후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피해를 당했다고 하소연할지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합니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기자
kspark@kmib.co.kr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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