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설빙이 리필 논란에 휩싸였다. 리필을 받는 동영상이 나왔기 때문인데 너도나도 리필을 해달라고 하자 해당 업체가 리필은 원칙상 불가 방침을 공지하는 등 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나섰다.
논란은 지난 6일 유튜브에 ‘설빙은 과연 리필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영상 속 남성은 주문한 빙수를 모두 먹은 뒤 “아메리카노도 천원을 추가하면 리필이 된다. 설빙도 리필이 되는지 물어 보겠다”며 직원을 찾아갔다.
직원은 머뭇거리다 얼음과 콩가루 정도는 리필이 된다고 답했다. 약간의 빙수를 추가로 받은 남성은 “될 줄 몰랐는데 리필이 된다”며 놀라워했다.
영상은 설빙 인기를 타고 SNS 등으로 퍼져나갔다. 동영상을 따라 설빙 리필을 받겠다는 네티즌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리필을 해주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동영상을 보고 따라했는데 매장에서 거부 당했다는 것이다.
한 블로거는 “콩가루와 연유의 경우 리필이 가능하지만 동영상처럼 빙수를 다 먹은 상태에서 얼음을 추가로 주진 않았다”고 적었다.
설빙 매장 점주의 아들이라는 네티즌이 ‘해당 동영상 때문에 우리 매장도 항의를 받았다’면서 원칙상으로 리필이 안 된다고 설명하는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급기야 설빙이 리필 불가 방침을 밝혔다. 설빙은 9일 페이스북 공지문을 통해 “해당 동영상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직원이 당황해 생긴 해프닝”이라며 “리필을 거절할 경우 고객의 반응이 걱정됐고, 카메라에 본인이 담기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당황스러웠다는 것이 해당 매장 직원의 설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유나 콩가루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매장별로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지만 리필을 해준다는 방침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리필 동영상을 처음 촬영한 남성이 뭇매를 맞는 신세가 됐다.
네티즌들은 “왜 카메라를 무기처럼 들이미느냐” “소비자 권리 남용” “빙수를 리필 해달라는 발상 자체가 문제” 등으로 비난했다.
애초 리필 영상을 찍은 남성은 아프리카TV에서 개인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네티즌이다. 이 남성의 페이스북에는 ‘롯데월드 공짜로 들어가기’ ‘롯데리아에서 만우절 이벤트 시험해보기’ 등 다소 황당한 도전을 담은 영상이 올라있다.
이번 영상도 이 남성의 도전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게 화근이었다. 악의는 없었지만, 일이 너무 커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