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의 재치 넘치는 패러디는 언제나 감탄을 자아냅니다. 최근에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의 패러디 포스터가 SNS를 휩쓸었습니다. ‘군도’라는 영화 로고를 ‘군’과 ‘도’로 끝나는 글귀로 재탄생 시켰죠.
예컨대 삭발을 한 하정우가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는 포스터에는 ‘누군지 다 알겠군, 머리를 밀어도’ ‘매력 있군, 이번 캐릭터도’라고 써있습니다. 진지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하정우와 자막(?)이 묘하게 어우러져 웃음을 유발합니다.
또 다른 주연배우 강동원의 포스터에는 만든 이의 사심이 조금 엿보입니다. ‘갖고 싶군, 이번에도’ ‘섹시하군, 악역인데도’라고 적혀있으니까요. 강동원이 평소보다 멋져 보이는 건 글귀 때문일까요?
패러디 된 포스터는 모두 12개입니다.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등이 메인으로 나선 포스터에도 ‘기세 쩔군, 칼질도’ ‘거칠군, 이번에도’ ‘얍삽하군, 얄밉게도’ 같은 글귀가 첨가됐습니다. 이미지 속 인물들과 꼭 맞아 떨어지는 설명입니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패러디는 영화 내용에 대한 힌트이기도 합니다. 극중 백성으로 나오는 김성균의 포스터에는 ‘배고프군, 먹어도 먹어도’ ‘흥분했군, 백성들도’라는 글귀가 들어갔습니다.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듯한 이미지에는 ‘통쾌하군, 군도’라고 적혀있습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패러디는 아니었던 거지요.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센스가 넘칩니다. “나초 사먹겠군, 오징어도” “재미있겠군, 포스터만 봐도” “중독 되어 버렸군, 역시 나도” “보러가야겠군, 알바가 새벽에 끝나도” 등입니다. 댓글만 봐도 웃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센스 있군, 부러울 정도’입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