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는 유화를 베끼거나 프린트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현대미술사의 세계적인 거장들은 판화공방을 차려 석판화, 동판화, 목판화 등을 다수 남기기도 했다.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은 몇 억원을 호가하기도 하고 장샤오강의 판화는 한국에서 찍기도 했다. 작가가 살아생전에 제작한 판화부터 작고한 후 찍은 사후판화, 원화를 그대로 찍은 인쇄물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국내 가장 높은 미술관인 서울 여의도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은 해외 유명 작가와 국내 대표 작가들의 판화 작품을 모은 전시회 ‘프린트메이킹(Printmaking)’을 12일 개막한다. 볼록판화와 오목판화, 평판화, 공판화에 걸쳐 국내외 작가 27명의 작품 79점을 전시한다.
평판화에서는 다양한 판법을 개발하는 등 추상화뿐만 아니라 판화사에서도 중요한 작가인 파블로 피카소와 마르크 샤갈, 데이비드 호크니의 석판화를 전시한다. 또 현대 추상의 대가로 꼽히는 윤명로 화백의 판화도 선보인다. 이방인의 외로움을 표현한 남천우, 판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한 이서미의 작품도 출품됐다.
볼록판화는 한국 목판화의 대표작가 김상구, 목판화와 평판법을 접목한 목판평판법으로 오래된 사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배남경, 명화를 차용하거나 패러디한 민경아, 독일 출신 얀 보스, 짐 다인의 작품이 걸렸다.
오목판화는 장영숙 정희경 김영훈, 스페인 출신의 호안 미로, 막스 노이만의 작품이, 공판화는 권순왕과 김홍식,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메릴린 먼로’, 탑 웨슬만의 작품을 볼 수 있다. 8월 1일부터 전시실에 판화공방을 운영해 관람객들이 판화 작업을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관람료 전망대 포함 1만1000~1만3000원(02-789-5663).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