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는 여성 6명을 상대로 결혼할 것처럼 속여 3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박모(39)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는 2010년부터 인터넷 만남 주선 사이트를 이용해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이용자가 직접 프로필을 작성하는 이 사이트는 1만5000원을 결제하면 상대방의 연락처를 열람할 수 있다.
박씨는 자신을 독일 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제변호사로 소개하고 아버지는 대기업 고위 임원이라고 속였다. 위조된 증명서도 준비했다. 미혼이라고 꾸민 혼인관계증명서는 물론 가짜 가족관계증명서, 등기부등본, 100억원이 잔고로 표시된 주식 증명서, 30억원의 은행 위임장 등으로 여성들을 홀렸다.
결혼을 약속할 정도로 여성들의 신뢰를 얻자 박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빌려 돌려주지 않거나 성관계 사실을 가족과 회사에 알리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이다. 박씨는 피해자 중 한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동종 범죄를 저질렀던 전과 5범으로 직업조차 없는 걸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의 추가 범죄를 조사하는 한편 해당 사이트에 대한 유해성 심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