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양 프로그램 ‘다큐 3일’이 허위사실을 미화해 방송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 방송된 ‘바다를 부탁해’ 편이 논란의 대상이다.
‘바다를 부탁해’ 편은 아쿠아리움인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벌어지는 72시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쿠아리스트들과 해양동물간의 따뜻한 교감을 그린다는 취지였다. 특히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돼 사육사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동물의 사례가 다수 등장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21일 ‘한화의 사과와 KBS의 정정보도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동물자유연대는 “‘바다를 부탁해’ 편이 해당동물의 보존과 복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음에도 KBS가 이를 여과 없이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벨루가(돌고래의 일종) 3마리의 사연을 대표적인 왜곡 사례로 꼽았다. 벨루가의 사육사는 방송에서 “(다른 동물로부터) 공격을 당해 무리에서 떨어지거나 고아가 된 벨루가를 한 곳에 모아놓고 관리한다. 그곳에서 데려온 동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물자유연대의 설명은 다르다. 러시아 정부가 외화벌이를 위해 포획, 수출한 벨루가라는 것. 현재 러시아의 태평양수산연구센터(TINRO)는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고래류를 포획해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벨루가를 TINRO에서 수입했다고 인정했지만 구조된 경위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외에도 “낚싯배에서 상업가치가 낮은 물고기들을 관상용으로 수확하는 상황을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 낸다’고 표현했다”거나 “(동물들이) 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훈련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형주 정책기획팀장은 “전반적으로 동물들을 ‘구조했다’는 내용이 강조됐지만 미화된 점이 많다”며 “어떤 경위로 방송이 제작됐는지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측은 “동물자유연대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내부 조사 중”이라며 “목요일에 동물자유연대에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KBS 또한 “사실 관계 확인 후 정정보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4~6월 한화 아쿠아플라넷 3개 지점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전시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보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