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조성주 3집 앨범 '즐거운 인생' 출시...서예 대중화와 서천 신성리 갈대밭 알리기

서예가 조성주 3집 앨범 '즐거운 인생' 출시...서예 대중화와 서천 신성리 갈대밭 알리기

기사승인 2014-07-31 10:21:55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에서 국당 조성주씨

3집 앨범 출시한 서예가이자 전각가인 국당 조성주씨.

국당 조성주씨가 음반을 녹음하는 모습.

중진 서예가이자 전각 작업으로도 유명한 국당 조성주(63)씨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초·중·고 학창시절 소풍을 가면 전교생 앞에서 노래를 도맡아 했다. 젊은 시절 음악에 미쳐 방황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가수의 꿈을 접고 서예가가 됐다. 일곱 살 때부터 배운 붓글씨가 그의 운명을 바꾸었다.

그의 서예와 전각 작업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군 내 습자대회에도 나가고 도장 파기도 어려서부터 즐겨 했지만 그게 직업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음악의 길을 찾다가 그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20대 중반에 서예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40년간 이 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한국의 중진 서예가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2007년 첫 음반 ‘궤적’과 이듬해 ‘더디 가는 세월’에 이어 최근 3집 앨범 ‘즐거운 인생’(엠엠레코드)을 출시했다. 서예가가 음반을 내는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갈수록 잊혀져 가는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을 알리기 위한 취지다.

29일 서울 종로구 인사로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1, 2집 앨범이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담았다면, 3집은 대학마다 서예학과가 폐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방송과 콘서트 등을 통해 들려주면서 서예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것이다.

3집 앨범에는 조용필의 ‘창 밖의 여자’, 이광조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기존 노래를 편곡한 것과 조씨의 고향인 충남 서천을 배경으로 한 ‘신성리 갈대밭 연가’ 등 신곡을 포함해 총 33곡을 두 장의 CD에 담았다. ‘신성리 갈대밭 연가’는 청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벌써부터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성리 갈대밭’은 옛 백제의 기벌포 전투로 유명한 금강변에 있는 국내 4대 갈배 군락지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100세 시대의 모든 사람들의 즐거운 삶을 기원하는 ‘구구팔팔’,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비워보라고 권하는 ‘마음 한번 비워봐’ 등은 조씨가 작사한 것이기도 하다. 곡은 왕준기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교수가 붙였다.

그는 “서예와 음악은 고저장단이 있고, 강약과 경중이 있으며, 완급이 있다는 점에서 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2006년 한글날에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와 붓글씨 패션쇼를 진행하고 붓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방송 출연만 60여회에 달한다. 색소폰과 키보드도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배우고 있다.

그렇다고 전통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계승하되 서예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각종 행사를 벌이겠다는 포부다. 국내외에서 서예와 음악이 접목된 콘서트를 열어 서예의 한류를 이끌어 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40여년 서예와 전각을 하고 있는 조씨는 2012년에 불교 경전인 법화경 전문 7만여 자를 6년여에 걸쳐 돌에 새겨냄으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1997년에는 금강경 5400여자를 전각,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향후 성경 글자의 전각 작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노래를 해야만 사는 남자, 국당의 ‘즐거운 인생’이 서예의 일필휘지 같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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