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꼼수 연대’가 만든 1400여 무효표… 나경원-노회찬 표차보다 커

동작을 ‘꼼수 연대’가 만든 1400여 무효표… 나경원-노회찬 표차보다 커

기사승인 2014-07-31 13:44:55
7.30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후보가 지지자에 둘러싸여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패배했다. 나 후보와의 표 차이 보다 무효표가 많아 후보 단일화는 ‘꼼수 연대’로 전락했다.

30일 동작을 개표 결과 나 후보는 3만8311표(49.9%)를 얻어 3만7382표(48.7%)에 그친 노 후보를 929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1076표(1.4%)를 얻었다.

주목할 것은 동작을의 무효표다. 모두 1403개의 무효표가 나왔다. 나 후보와 노 후보의 당락을 결정한 929표보다 많은 것은 물론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얻은 표 보다도 많다.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는 지난 24일 노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하지만 투표용지는 이미 21일에 인쇄를 마쳤다. 투표용지에는 기호 2번 기 후보가 그대로 올라와 있었다. 1403개의 무효표 중 상당수가 기 후보 표였을 가능성이 높다.

노 후보와 기 후보 연대는 시기도 늦었지만 감동도 없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하던 기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큰 내홍을 겪었다. 동작 지역에서 활동했던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기 후보 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 난입하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됐다.

기 후보는 노 후보가 제안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당에서 판단해 달라”며 최종결정권을 넘겼지만 새정치연합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야권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안 대표는 기 후보가 사퇴하고 노 후보로 단일화가 된 이후 동작구에 단 한 번도 지원유세를 가지 않았다.

불과 선거를 엿새 남기고 이루어진 단일화는 날짜에 떠밀려 이루어진 연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노 후보와 기 후보는 막판까지 단일화 방법을 조율하지 못했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와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김 후보 지지율은 1.4%에 불과했지만 노 후보와의 지지율을 더하면 50.01%가 돼 나 후보(49.9%)보다 0.2% 앞선다.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노 후보 패배로 인해 동작을 야권 후보 단일화는 결국 ‘꼼수 연대’ ‘반쪽 연대’라는 오명과 함께 무더기의 무효표만 남긴 꼴이 됐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박상은 기자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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