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백년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출가하기 전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 스님(1912~1993)을 뵈었다. 그때 평생 삶의 지침이 될 좌우명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큰 스님이 부처님에게 절을 1만배하고 절 돈 1만원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원택 스님이 24시간 부처님께 만배 후 만원을 내고 받은 좌우명이 ‘속이지 마라’였다.
당시 원택 스님은 그 좌우명이 너무 싱거워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고 당신의 말씀이 “남을 속이지 마라”가 아닌 “자기를 속이지 마라”고 해석하면 평생 지키기 어려운 귀한 말씀인 것을 깨닫게 됐다. ‘불기’(不欺)에 대한 가르침을 타심(他心)이 아닌 자심(自心)으로 해석한 원택
스님의 깨달음과 터득이 ‘불기자심’의 가르침인 것이다.
이후 성철 스님은 여러 불자들과 지인 스님께 ‘불기자심’ 4글자를 써주셨다고 한다. 성철 스님의 ‘불기자심’(不欺自心·116X33㎝)이 경매에 나온다.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아이옥션(대표 공창규)이 8월 12일 오후 5시 아이옥션 본사 전시장에서 여는 제17회 ‘장터’ 경매에 출품된다. 종이에 먹으로 쓴 글씨로 추정가는 4000만원이다. 좌측 하단에 성철(性徹) 낙관이 있다.
이외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휘호 ‘자유 정의 진리’(시작가 100만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휘호 ‘양춘포덕택 만불생광휘’(따뜻한 봄기운이 은덕과 혜택을 베풀어 생물이 화려하게 빛난다·시작가 250만원) 등 글씨와 도자기 등 269점이 출품된다. 작품은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전시장에서 미리 볼 수 있다(02-733-6430~2).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