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업소 아냐? 김연아에게 안 미안해?”… 엉뚱하게 흐르는 논란

“퇴폐업소 아냐? 김연아에게 안 미안해?”… 엉뚱하게 흐르는 논란

기사승인 2014-08-07 02:12:55
국민일보 쿠키뉴스 DB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남자친구이자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소속 병장인 김원중(30)의 합숙소 무단이탈 논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김원중의 이탈 과정에서 2시간 동안 머물렀던 마사지업소로 시선이 모아지면서 퇴폐업소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국방부는 아니라고 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6일 밝힌 김원중의 무단이탈 경위는 이렇습니다. 6월 16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합숙소에서 투숙하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했던 김원중과 이모(29) 병장, 이모(26) 상병 등 3명은 같은 달 27일 오후 9시쯤 코치에게 “탄산음료를 사오겠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코치는 민간인이라고 합니다. 코치는 이들이 탄산음료를 사러갈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이 아니었습니다. 차량을 타고 이동한 곳은 합숙소에서 3㎞ 떨어진 태국마사지업소였습니다. 마사지는 2시간 동안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합숙소로 복귀하기 위해 탑승한 차량은 신호를 위반한 음주운전자의 민간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김원중은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병장과 이 상병은 가벼운 타박상만 입고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했습니다.

김원중 등 3명이 처음부터 마사지업소로 향할 계획으로 코치를 속였는지, 아니면 탄산음료를 사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무단이탈을 감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들이 군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관리자를 속여 허락되지 않은 장소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국방부가 익명의 제보를 받고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무단이탈과 교통사고 등을 소속 부대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김원중이 처벌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는 본질적으로 여기에 있습니다.

문제는 시선이 마사지업소로 쏠린 점에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7일 새벽까지 “김원중이 퇴폐업소로 향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리치료가 필요할 경우 코치에게 요청할 수도 있었던 점과 코치를 속여가면서까지 무단이탈을 감행한 시간이 심야인 점 등이 의문을 부추기는 이유입니다. “남자친구로서 김연아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김연아에 대한 배신이다” “그러게 왜 마사지업소를 갔느냐”는 김연아 팬들의 원성도 같은 의문에서 비롯된 게 대부분입니다.

국방부는 “마사지업소가 퇴폐업소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못을 박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이 어떻든 김원중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게 시선을 받은 김연아와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마사지사들만 억울하게 됐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부대 예규를 위반한 선수 3명과 민간인 코치, 이를 감독해야 할 군 간부를 징계 및 지휘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원중에 대한 처벌의 수위도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죠. 김원중이 무단이탈 외의 억울한 의심을 받고 있다면 이를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조사 결과는 중요합니다. 김연아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