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남자친구이자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소속 김원중(30) 병장의 합숙소 무단이탈 논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7일 SNS에는 김 병장이 지난 6월 27일 오후 9시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합숙소에서 코치에게 허위보고를 하고 동료 병사 2명과 함께 찾아간 마사지 업소가 ‘퇴폐 업소’라는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병장이 불법 성매매를 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마사지를 성매매쯤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시각이죠.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김 병장이 물리치료를 원할 경우 코치에게 요청할 수 있었던 점, 코치를 속이면서까지 무단이탈을 감행한 시기가 늦은 밤인 점 등은 의문을 부추기는 원인입니다. “김연아에 대한 배신이다” “미안하지도 않은가” “만인의 연인을 여자친구로 두고 마사지업소에 가고 싶은가”라는 원성도 같은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익명의 제보를 받고 경위를 파악한 국방부는 지난 6일 김 병장 일행의 허위보고와 무단이탈, 마사지업소 방문, 복귀 중 교통사고 피해로 인한 부상, 소속부대 미보고 등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면서 “마사지의 경우 퇴폐 업소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태국식 마사지업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이 어떻든 김 병장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시선을 받고 있는 김연아와 합법적으로 영업 중인 마사지업 종사자들만 억울하게 됐습니다.
김 병장 일행이 처음부터 마사지업소로 향할 계획으로 코치를 속였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무단이탈을 감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들이 군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관리자를 속여 허락되지 않은 장소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국방부가 익명의 제보를 받고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무단이탈 등을 소속 부대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김 병장이 처벌과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는 본질적으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방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번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김 병장 일행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의 수위도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죠. 김 병장 일행이 무단이탈과 사실 은폐 이외의 억울한 의심을 받고 있다면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번 조사의 결과는 중요할 것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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