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토(Lipitor)를 복용한 뒤 당뇨병 등의 심각한 이상반응을 일으켰다는 환자에 의해 또 다시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
8일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리피토를 복용했던 한 미국 여성이 ""수차례 이 약을 복용한 이후 2형 당뇨병에 걸리는 부작용을 경험했다""며 화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피토는 가장 잘 팔리는 처방 약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996년에 시장에 나온 이후로 약 1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에서는 약 29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 약을 처방받아 왔다. 그러나 리피토 등 스타틴 제제가 당뇨병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리피토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더 높은지 여부와 이 약이 부작용을 상회하는 약효를 가졌는지의 여부다. 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리피토를 복용하는 환자에게서 이 약물의 효능이 부작용과 대비할 때, 얼마나 더 위험성이 큰지 여부(risk)의 경중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유사 소송은 미국에서 끊이질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법원이 리피토를 복용한 환자가 2형 당뇨병이 걸려 소송을 하는 건수가 56건에서 1000건으로 치솟았다. 이는 2012년 FDA는 리피토 및 스타틴 계열 약물을 장기복용 할 경우에 기억력 소실이나 당뇨병 증세를 경미하게 높인다고 경고한 것이 소송 제기의 발단이 됐다.
미국 연방판사는 이들 유사 소송들을 통합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칼스턴 연방지방법원에서 처리하자고 요구했으나, 화이자는 ""이러한 소송들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화이자측은 리피토 관련한 유사 소송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부인하며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리피토의 부작용에 대한 첫 공판은 2015년 7월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소송으로 제약사가 곤혹을 치른 경우는 많다. 실제 바이엘의 항콜레스테롤 약물인 바이콜(Baycol)은 치명적인 근육부작용을 일으켜 미국에서만 31명이 죽었고, 세계적으로 52명이 죽고 1100명 정도가 손상을 입었다. 이 제약사는 부작용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10억달러를 지불한 바 있다. 2011년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정신병 약물인 세로켈(Seroquel)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인한 2만8000건의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47만을 지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