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데뷔한 신인가수 박보람(20)이 연일 화제입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에 출연했던 이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눈길을 끈 요소는 다른 데 있습니다.
13일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샐러드가 담긴 그릇을 들고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아주아주 건강해지는 맛”이라면서요. 투정이 담긴 듯한 이 글과는 다르게 박보람은 바로 이어 자신의 식단표를 올렸습니다. 토마토, 고구마, 바나나, 닭가슴살 샐러드 등 저열량식으로 잘 짜여진 식단. 이 사진은 곧바로 인터넷에 퍼지며 또 화제가 됐지요.
데뷔전부터 박보람과 관련해 쏟아져 나온 대부분 기사들의 핵심 키워드는 ‘다이어트’입니다. ‘슈스케’ 출연 당시보다 32㎏을 감량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수식어처럼 붙습니다. 많은 기사들이 “32㎏ 감량에 성공해 예뻐진 박보람은…”이라는 식으로 그를 소개합니다. 소속사 홍보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듯 합니다. 데뷔곡 제목까지 ‘예뻐졌다’입니다.
박보람도 거들었습니다.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호응들이 잇따랐고, 기사는 또 쏟아졌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렸죠.
많은 관심 속에 박보람은 7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데뷔무대를 가졌습니다. ‘슈스케’에서 풍부한 성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던 그였기에 대중의 기대는 높았지요. 특히 많은 네티즌은 당시 박보람이 선보였던 ‘세월이 가면’ 무대를 잊지 못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감성을 담아 노래해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데뷔무대는 기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했고, 고음은 가성으로 처리했습니다. 녹음된 반주에 기대 높은 음은 아예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건 거의 음치 수준”이라며 당황해했습니다. “몸매·얼굴 가꾸느라 실력은 뒷전이었나” “살이 빠져서인지 성량이 약해졌다”는 지적들이 나왔습니다.
이후 박보람은 논란을 의식한 듯 “데뷔무대 너무 떨었다.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죄송하다”며 “다음 무대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해명했습니다.
화제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외모를 앞세운 가수의 홍보는 그 효과가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요. 가수는 노래로, 실력으로 말해야합니다. 더 이상 오디션 참가자가 아닌 프로입니다. 좀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해보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