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한국 땅을 밟았다.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교황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천주교 관계자, 32명의 평신도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박 대통령과 잠시 환담을 나눈 뒤 한복을 입은 아이들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박 대통령을 마주한 교황은 마중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한국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이 “교황 방한 계기로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하자 교황은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답했다.
교황은 21발의 국군 의장대 예포 발사에 맞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후 박 대통령과 나란히 레드카펫을 걸으며, 영접 행사에 나온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신자 대표 등 50여명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교황은 32명의 평신도들 손도 일일이 잡았다. 이중에는 이주노동자, 범죄 피해자 등이 있었고, 세월호 유가족 일부도 포함돼 있었다. 평신도들은 교황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과 인사하면서 교황은 그들의 손을 맞잡고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영에 감사를 표한 교황은 기아자동차의 작은 소형차에 올라 숙소로 이동했다. 청와대 인근인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이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의 숙소로 정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