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갖고 싶은데 돈이…” 소녀팬 울리는 SM 상술 ‘너무해’

[친절한 쿡기자] “갖고 싶은데 돈이…” 소녀팬 울리는 SM 상술 ‘너무해’

기사승인 2014-08-14 16:39:55

[친절한 쿡기자] 아이돌 공연을 가본 적 있나요? 가수의 화려한 퍼포먼스 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무대 위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팬들입니다. 환호하는 그들의 손에는 보통 야광봉이 들려있습니다. 똑같은 색과 모양이지요.

1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립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합동공연이죠. 이런 큰 공연에는 주최 측이 응원도구나 기념품을 특별히 제작하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도 그렇습니다. 야광봉을 비롯해 다양한 공식물품을 판매합니다.

팬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오피셜 굿즈’를 놓치는 건 어쩐지 뒤쳐지는 느낌입니다. 용납이 안 되죠. 공연에 앞서 기념품 목록이 공개되자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이번엔 뭘 살지 눈에 불을 켭니다.

종류는 10여개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의아합니다. 야광봉이 하나에 8000원입니다. 보통 가격의 2배가 넘습니다. 출연 가수 이름이 적힌 타올은 1장에 1만5000원입니다. 캐릭터 열쇠고리는 1만8000원이고, 로고만 새긴 흰 티셔츠는 2만9000원입니다. 거품이 심하죠.

지난 5월 열린 그룹 엑소(EXO)의 공연에서는 파일홀더와 볼펜세트가 묶여 1만1000원에 팔렸습니다. 기념 반지는 1만9000원, 솜도 들어있지 않은 쿠션커버는 개당 3만2000원이었죠.

다른 기획사의 아이돌 공연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SM은 선두주자 격입니다. 과거 에이치오티(H.O.T.)를 데뷔시키며 아이돌 시대를 연 SM은 소녀팬의 쌈짓돈 공략에 남다른 노하우가 있습니다.


현재 SM 팝업스토어에서 팔리는 ‘럭키 백’이 그렇습니다. 럭키 백은 내용물을 알 수 없게 밀봉한 패키지 상품입니다. 다양한 상품들을 넣어 한꺼번에 판매하는 겁니다. 가격은 무려 10만원입니다. 그런데 내용물은 단출합니다. 앨범, 문구세트, 카드지갑, 컵, 파일홀더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원가는 얼마 되지 않는데 가수 사진이 붙으면서 가격은 몇 배로 뜁니다.

팬들은 점점 불만이 쌓입니다. “새로운 굿즈 공개될 때마다 속상하다. 다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이래도 SM 굴레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나는 SM의 노예다”라는 한탄이 이어집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연예기획사가 매출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지요. 하지만 기획사와 팬의 관계는 일반 기업과 고객의 그것과는 좀 다릅니다. 단순한 금전거래 이상의 뭔가가 있습니다. 팬들이 가수에게 갖는 애정에 기댄다는 점입니다. 팬들은 ‘오빠 언니들’ 사진이 붙은 물건들을 전부 갖고 싶겠죠.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장사. 합리적인 선을 지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